사진도 디지털 카메라로 찍고 바로 전송해 사용할 수 있고, 인쇄도 자동으로 수만 부를 찍어 낸다. 신문, 방송을 넘어 포털 사이트,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 새로운 유사 매체가 등장해 언론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기술이 발전하면서 자연스럽게 등장하고, 이뤄졌다. 기술의 발전은 비단 언론환경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과거에는 없었던 최신기기 등이 개발돼 이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과거보다 편리하고 또 정확하게 작업을 할 수 있게 됐다.
전문영역인 의료계 역시 시시각각 새로운 진단 기기 등이 등장해 새롭게 활용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사람들은 더 좋은 의료서비스를 받게 됐다. MRI, 로봇 수술장비 등은 과거에는 할 수 없었던 정확한 진단과 정밀한 수술을 가능하게 했다.
그러나 한의학계는 아직 기술발전의 혜택을 보지 못하는 분야인 듯하다. 정확한 진단과 처방을 위한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하지 못 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한의학계가 현대의료기기 사용하기 위해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
지난 2014년 12월 국무조정실은 ‘규제기요틴 민관 합동 회의’에서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 허용 및 보험적용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선 2013년 헌법재판소는 ‘의료인인 한의사에게 그 의료기기 사용 권한이 부여하는 방향으로 해석돼야 한다’고 결정하는 등 한의사들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이 조만간 가능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의사들의 저항이 만만치 않다.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을 놓고 대한의사협회 등 의사단체는 한의사가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할 경우 국민건강에 피해를 주고, 검사의 오남용으로 의료비가 상승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하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의사들의 눈치를 살피는 형국이다. 이런 분위기라면 한의사들의 숙원인 현대의료기기 사용은 불투명하다.
한의사들은 한의학이 대한민국의 전통의학인데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의 주요 정책 등에서 홀대받고 있다는 피해의식이 있다. 가까운 중국의 경우 중의학 발전을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장려하는데 유독 우리나라에서는 전통의학인 한의학을 각종 규제로 옥죄고 있다는 것이 대다수 한의사들의 불만이다.
현재 많은 대한민국 국민들이 한의원이나 한방병원에서 전통의학인 한방진료를 받고 있는데 유독 한의사들만 기술의 혜택을 받지 말라, 과거 진료방식대로만 진료하라고 규정한다면 한의원을 찾는 국민들에게도 정확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받을 권리를 빼앗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다만, 한의사들이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하려면 정확한 사용 기준과 올바른 교육과정 등이 반드시 갖춰져야 주변의 반발과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다.
결국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놓고 벌이는 한의사와 의사 단체 간 갈등이 밥그릇 싸움에 그치지 말고 국민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는 방향으로 결론 나야 할 것이다.
이선호 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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