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시장이 시민에게 약속했던 ‘힘 있는 시장’의 ‘희망 인천’을 만들어 내려면 임기 초 이른 시일 내에 공조직과 지역 사회와 소통하고 호흡하며 힘을 한 곳으로 모아야 한다는 주문이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20개월이 지난 요즘까지 공조직 내부에서나 지역 사회 어디에서도 소통과 호흡이 잘 맞아가고 있다는 평가는 들리지 않는다. 첫 취임 시장이 지역과 소통할 수 있는 시간적 마지노선이라는 취임 2주년만 코앞으로 다가왔을 뿐이다.
충분한 공감대 없이 임기의 반환점인 2년까지 훌쩍 넘긴다면, 오히려 지역 사회와 공조직이 소통을 포기한 채 유 시장의 눈을 피할 수 있다.
인천시 공직사회는 행정부시장, 경제부시장 등 빅4를 비롯한 요직 대부분에 행중(행정고시에 중앙정부 출신)을 배치해 시정을 주도하는 동안 지역 공무원들의 괴리감은 커져 가고 있다. 업무 능력이 뛰어난 인재를 등용하는 것이 잘못됐거나 안 된다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지역 공무원을 이유없이 우대해야 한다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다만, 공조직 내부와 지역 사회에서 “과연 현재 인천시에 스카웃 된 행중 가운데 인천 발전에 공직 생활을 걸겠다는 각오를 가진 이가 얼마나 될까”, “혹시 유 시장의 재선 가능성이나 저울질하고, 레임덕을 우려하며 중앙부처로 잘 돌아가는 방법이나 계산이나 하고 있지는 않을까” 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시민들도 “힘 있는 시장이 약속했던 KTX나 제3연육교 건설 등은 임기 내에 제대로 해결이 되긴 하는 거야” 라는 조바심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유 시장 개인적으로는 이 같은 우려와 조바심들이 언짢겠지만 인천 號의 선장이라는 이유만으로도 인정하고, 살펴봐야 한다.
유 시장이 이런 상황에 대해 “내가 행중을 선호하는 것이 아니라 일을 잘 할 수 있는 인재를 찾다 보니 그 사람이 행중 이더라, 여러분(지역 공무원)도 잘 하면 되지”, “나는 항상 소통을 잘 하고 있는데 왜들 소통이 안된다고들 그래”라고 한다면 적어도 지역 공직 사회와의 소통은 물 건너가는 셈이다.
지역 사회나 공조직이 ‘힘 있는 시장의 희망 인천 號’가 제대로 항해하고 있다고 느꼈다면 이 같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지 못했을 것이다.
필자 역시 20개월 전 글을 다시 끄집어 내 왈가불가할 일도 없었을 테고 언제부터인지 ‘힘있는 시장’이라는 말이 쏙 들어가고 들리지 않는다. 마치 금기시 라도 된 듯하다.
힘 있는 시장이 취임하고, 중앙부처 출신의 경제부시장이 서울만 몇 번 왔다갔다하면 곧 풀릴 것 같았던 제3연육교 건설 등 중앙부처 관련 현안들의 해결 소식은 취임 2년을 앞두고도 감감무소식이다. 대한민국의 대표 경제자유구역인 인천경제자유구역에 이렇다 할 투자 유치가 이뤄졌다는 낭보도 들려온 지 오래다.
물론 주요 현안의 업무 특성상 물 밑에서 중앙부처와의 긴밀한 협의가 이뤄지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는 과정일 수도 있다. 그렇더라도 이제는 유 시장이 시민들이 시정 성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메시지라도 내놓아야 한다.
시민들도 조바심이 날 만한 시점에 와 있다. 유 시장 개인의 시정 능력 문제가 아니다. 300만 시민 인천의 미래가 문제이다. 뛰려다가 안되면 더 늦기 전에 걷기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그렇게 다시 시작이라도 하려면 이제라도 소통과 호흡이 필요하다. 여하튼 유정복 號는 이제 성과로 응답할 수밖에….
유제홍 인천본사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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