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훈련 거뜬, 어느새 팀에 융화… 올해도 무한 모드

kt서 첫 시즌 준비하는 유한준 
데뷔 12년차 베테랑의 새 도전 바뀐 환경에도 꾸준히 웨이트
지난해 감각 유지 위해 구슬땀 남다른 책임감… 후배들에 귀감

힘을 뺀듯한 스윙 동작은 유수(流水)와 같았다. 타구는 질 자체가 달랐다. 활시위를 떠난 화살 마냥 쭉쭉 뻗어 나가 외야에 떨어졌다.

 

지난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4년 60억원이란 대형 계약을 체결하고 kt wiz 유니폼을 입은 유한준(35).

그의 새로운 도전이 시작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버나디노에 있는 kt 캠프에서 유한준을 만났다. 낯설 법도 했지만, kt 유니폼은 의외로 그에게 잘 어울렸다. 유한준은 “내가 선택해 옮긴 팀이다. 책임감이 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2005년 프로데뷔 후 줄곧 넥센 히어로즈에서 뛰어왔던 유한준은 이번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고민이 많았다. 데뷔 12년차 베테랑이지만, 새로운 환경에서 가지는 첫 전지훈련인 까닭에서였다. 하지만 늘상 해왔던 야구였다. 그는 웨이트 트레이닝과 팀 훈련에 집중하며 묵묵히 몸을 만들고 있었다.

 

-kt에서 첫 스프링캠프인데 적응 과정은 어땠나.

“kt가 넥센보다 훈련량이 많은 건 사실이다. 그래도 감독님과 이숭용 코치님께서 나만의 훈련 루틴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훈련하도록 배려를 해주셨다. 훈련량을 갑자기 늘리면 자칫 부상 위험도가 높아질 수도 있다고 판단하신 것 같다.”

 

유한준은 코칭스태프의 배려 덕분에 팀에 무난히 적응할 수 있었다고 자세를 낮췄지만, 조범현 감독의 이야기는 달랐다. 조 감독은 “자기 관리가 원체 뛰어난 선수”라며 “성실히 자기 할 일을 하다보니 터치할 게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후배들이 이런 선배의 모습을 보면서 배울 점이 많았을 것”이라며 흐뭇해 했다.

 

-kt와 넥센 훈련의 차이점을 꼽자면.

“넥센이 개인 중심의 훈련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면, kt는 조직력을 중시하는 팀 훈련이 많은 편이다. 각자만의 장단점이 있다.”

 

-팀 동료들과는 많이 친해졌나.

“야수조 뿐 아니라 투수조와도 많이 가까워졌다. 선ㆍ후배 가리지 않고 친하게 잘 지내고 있다.”

유한준은 이적 당시 kt가 어린 선수들이 많은 신생구단이란 점을 주목했다.

 

 모교 유신고가 자리한 수원을 연고지로 한다는 점 역시 큰 매력으로 다가왔으나, 그는 시행착오를 겪었던 자신의 경험이 어린 선수들의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유한준은 이적 후 가진 인터뷰에서도 “이 점은 첫 만남서부터 구단과 생각이 일맥상통했다”고 밝힌 바 있다.

 

-후배들을 잘 챙긴다고 소문이 자자하던데.

“소문의 근원지가 어딘지 모르겠다. 남들과 똑같을 뿐이다. 훈련 때는 기술적인 부분을 얘기해 주진 않는다. 코치님들이 계시기 때문에 그건 예의가 아니다. 다만 상황별로 나만의 노하우를 전해주고 있다.”

 

유한준은 지난 2013년 겨울 타구 스피드를 높이기 위해 몸무게를 늘렸다. 유한준은 그때 당시 찌운 몸무게(97kg)를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다.

 

-몸집이 더 커진 것 같다.

“체중은 그대로다. 아침, 저녁으로 웨이트 트레이닝을 빠짐 없이 하고 있는데, 그 효과로 벌크업이 조금 된 것 같다. 개인적으로 스프링캠프 때는 웨이트를 가장 중요시한다. 올해도 변함은 없다.”

-하루 일과가 어떤지 궁금하다.

“다람쥐 쳇바퀴 도는 식이다. 아침에 일어나 웨이트를 하고 식사 후 오전 훈련을 한다. 2차 캠프 때에는 주로 오후에 연습경기를 소화하고, 저녁엔 다시 웨이트를 한다. 이제 스프링캠프도 열흘 정도 밖에 안 남았는데, 이쯤 되니 솔직히 힘이 들긴 하다.”

 

-올 시즌 각오는.

“늘 같다. 부상 없이 무사히 시즌을 치르고 싶다. 개인 목표는 따로 수치화하지 않는다. 부상 없이 시즌을 끝낸다면 기록은 자연스레 따라올 것이라 생각한다. kt가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있는 힘껏 뛰어보겠다.” 

미국 샌버나디노=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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