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그렇지만 학교에서 이 원리를 처음 접할 때에도 무슨 말인지 도통 이해도 안되고, 이 원리가 우리 생활에 도대체 어떤 연관이 있는지도 알 수 없지만, 이 세상의 근본은 불확실한 것이구나 하는 생각 밖에 들지 않는다.
오늘날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세계 경제가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그야말로 불확실성의 시대가 아닐까 한다. 양자 역학의 불확실성의 원리는 이 세상이 생긴 이래 여태 그러했고 이해가 안되어도 살아가는데 아무 문제가 없어 보이니 그런 것이 있는가 하는데, 경제의 불확실성은 반드시 정리되고 분명 나의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칠 텐데 도무지 종잡을 수 없으니 불안하기만 하다.
미국 다우지수는 2016년도 1월 한달간 1천 포인트 이상 폭락해서 1896년 이후 월간 낙폭으로는 세번째로 크게 하락하였고, 상하이종합지수도 역대 6번째 큰 폭으로 떨어졌다고 한다. 국제 유가도 지속 하락해서 2003년 이후 최저치를 경신하다가도 단 이틀만에 20%가 폭등하는 등 춤을 추고, 유가가 떨어지니 산유국으로서 버티던 러시아의 루블화의 가치는 달러화 대비 반토막이 났다고 한다.
작년에만 해도 미국 주도로 금리가 오를 것으로 예상하였지만, 지금은 마이너스금리를 운용하는 국가도 있다. 중국도 증시가 폭락하고 인민은행이 1월에만 250조원의 유동성을 공급하는 가운데, 탈중국하는 자금이 1월에만 5천억달러가 넘는다고 한다.
유가가 내리는데 증시가 오르기는 커녕 내리고, 반대로 유가가 오르니 증시도 오르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 와중에 북한 리스크까지 있으니 어려움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세계 경제의 이러한 미증유한 불확실성들은 자세히 설명을 듣고 이러저러한 단계를 따라 짚어들어가면 이해될 듯도 같지만, 지금까지 살아온 경험과 상식을 바탕으로 직관적으로 생각해 보면 역시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선뜻 이해되기 어렵다. 그것은 현실과 상식의 간극이 크다는 것인데, 그게 클수록 그 결과는 파국과 경착륙의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리라.
경제가 어려우니 정부는 돈을 풀고, 그럴수록 경제는 더욱 예측 불가한 상태가 되고, 따라서 기업들은 투자도 꺼리고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돈을 쌓아놓기만 한다. 이런 악순환이 계속되면서 기업과 가계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경제는 리스크가 더욱더 높아지는 것 같다.
기업을 비롯한 경제 주체들이 위기에 대응한다고 돈만 끌어안고 있는 것은 결코 좋은 대응책이 아니며, 돈이 없고 어렵다고 아예 손을 놓고 있는 것은 더욱 안된다고 본다. 경제의 불확실성이 겯혀진 이후에 무너진 빈 곳을 선점할 수 있는 비책을 적극적으로 준비해야 할 때이다.
기가 죽을 정도로 혼란스럽고, 현혹스러운 현실 상황을 내 기준으로 나름대로 분석하고 정면 대응해야 할 떄이다. 지금부터의 전략은 과거의 방식대로 하면 안 될 것이다. 비용을 줄이고, 역량을 더욱 집중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지만 이것만으로 불확실성 이후의 경제에 대응하기에는 부족하지 않은가 한다,
이 시점에서 절실한 것은 하이브리드를 통한 대응전략이라고 본다. 내 분야에만 집중하고, 나만의 역량으로 뭔가 해내겠다는 순혈주의, 인력을 줄이고 사업을 정리하는 등 비용만 줄이는 안이한 전략으로는 경제의 불확실성이 걷혀진 이후에도 경쟁력을 가진다는 보장이 없다.
앞을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성 속이지만, 이 안개가 걷히고 나면 어떤 변종이 나와서 세상을 주도하게 될 지 알 수가 없다. 오히려 내 스스로 아무도 상상하지 못한 변종이 되기 위해, 내 역량을 더욱 끌어올릴 수 있는 다른 분야와의 제휴나 결합을 모색해야 할 때이다.
하이브리드하는 내용이 창조적일수록 그 결과는 더욱 파괴적이리라 본다. 경제가 어렵고 불확실성이 높다고 움츠리지만 말고, 창조적이고 열린 마음과 매서운 눈으로 새로운 미래를 대비할 때이다.
박인수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장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