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6차산업이 정부의 핵심정책으로 대두되고 있는 이때에 여성농업인들의 활동은 농산물 가공, 농업경영, 유통, 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에서 남성이상의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러나, 다문화가족을 이루는 농가에서는 부인에게 공동 경영자로서의 역할을 바로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농촌사회에 적응하는 기간을 갖고 농업에 관한 일상적인 생활능력을 키우는 과정이 필요하다.
특히 다문화가족의 여성은 농촌출신이라 하더라도 우리의 농촌환경과 많이 달라서 농업생활 역시 차이가 많을 수 밖에 없다. 환경차이에서 오는 생소함과 이질감은 문화의 차이를 극복하는 매우 힘든 과정일 것이다.
다문화여성을 농촌에서 자리 잡도록 하기 위해서는 가족 뿐 아니라 지역사회의 노력이 함께 해야 할 것이다.
경기도농업기술원에서는 농촌여성 조직인 생활개선회원들에게 다문화 여성을 연결하여 멘토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는 이웃에 있는 생활개선회원이 친척, 형제가 되어 어려움을 해소하고 자녀의 양육문제, 교육문제를 공동의 문제로 받아들여 도움을 주자는 취지다.
비록 많은 숫자는 아니지만 이들이 씨앗이 되어 다문화 여성의 농촌정착이 수월해 지고 나아가서는 6차산업 등 새로운 영역의 일꾼으로 발돋움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가 된다.
또한 양평군에서는 지난 2013년부터 새해농업인 실용교육 때 마다 생활개선회원들이 적지만 모두가 참여하는 성금을 모아 다문화 여성을 고향에 보내주는 활동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1천500만원을 모아 매년 8~9명씩 모두 28명이 고국땅을 밟도록 지원했다하니 듣기만 해도 훈훈해진다.
지역사회에 정착한 다문화여성들이 그 능력을 발휘하여 농사일 뿐 아니라 가공이나 음식 분야 등에도 참여하고, 그들이 가지고 있는 언어와 음식문화 등 다양한 재능도 우리가 배울 수 있는 새로운 문화를 창출하는 사례들이 점차 늘고 있다.
양평의 한 체험마을에서는 다문화 여성들에게 우리의 전통음식인 떡 만드는 기술을 익히도록 지원하고 체험마을에 오는 도시민들에게 음료와 떡을 만들어 판매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한국으로 시집와 농촌에 적응하느라 힘든 다문화 여성들에게 한국의 음식을 배우고 이를 통해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는 좋은 사례라 하겠다. 하지만 이왕이면 다문화여성의 모국 음식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농가 카페가 도입되어도 좋을 듯 한 대목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4년 다문화 혼인이 2만4천387건이다. 지난해보다 9.5% 감소한 상황이지만 상대적으로 다문화 가정의 이혼 역시 12,902건으로 지난해 대비 4.3% 감소 해 다문화 가정의 우리 사회 적응이 자연스럽게 잘 이루어지고 있는 듯 싶다.
언어와 외모, 문화적 차이 때문에 적응이 어려운 다문화 여성이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 올바르게 정착하고 여성농업인으로서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더욱 적극적으로 관심과 지원을 해야 할 것이다. 지역사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지고, 지역사회 구성원들과의 지속적인 교류가 이루어진다면 그들의 성공적인 적응은 더 빨리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조은희 경기도농업기술원 농촌자원과 생활기술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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