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표는 없다… kt 다시 지옥훈련

버스로 11시간반 이동 2차캠프 입성
박찬호, 20일 NC와 연습경기 시구

▲ 17일(현지시간) 프로야구 kt wiz가 머물 숙소에는 이 같은 현수막이 입구에 걸려 있었다. 조성필기자
버스에서 내린 선수단은 매우 지쳐 보였다. 밤을 꼬박 지새운듯한 얼굴에서 그들의 피로감이 느껴졌다. 숱하게 스프링캠프를 경험한 유한준도 예외는 아니었다. 김상현과 이진영에 이어 세 번째로 버스에서 내린 유한준은 기자에게 “언제 오신거냐”며 반갑게 인사를 건넸지만, 피곤한 표정까진 숨기질 못했다.

 

프로야구 kt wiz가 2차 전지훈련지인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버나디노에 입성했다. 17일(이하 현지시간) 오전 6시30분께 1차 전훈지인 애리조나주 투산에서 출발한 kt는 이날 오후 6시께 숙소에 도착했다. 무려 11시간30분이나 걸린 대장정이었다. 샌버나디노는 투산에서 북서방향으로 약 700㎞가량 떨어져 있다. 이는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부산 사직구장을 왕복한 거리에 해당한다. 중간에 휴식을 취했다곤 하나 이 거리를 육로로 이동해왔으니 선수들의 표정 속에 피곤함이 묻어나는 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거리도 거리지만 정말 힘든 건 따로 있었어요.” 선수단과 동행한 kt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기자에게 “이번 여정을 한 번에 정리할 수 있는 영상을 보여주겠다”며 자신의 스마트폰을 들이밀었다. 끝없이 펼쳐진 마른 땅이 눈에 들어왔다. 심심치 않게 선인장이 그 위를 장식하고 있을 뿐 아무것도 없었다. 관계자는 “선수단도, 프런트도 지루함에 계속 잠만 청했다”며 “때문에 허리가 너무 아프다”고 푸념했다.

 

▲ 1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버나디노 숙소에 도착한 kt wiz 오정복(왼쪽)과 남태혁. 조성필기자
장거리 이동으로 쌓인 피로를 풀 시간도 잠시다. kt는 이튿날부터 샌 마누엘 스타디움에서 훈련을 재개한다. 그나마 다행인 건 오전 훈련이 없다는 사실이다. 조범현 감독과 선수단 사이 모종의 거래가 있었다. 조 감독은 1차 캠프 마무리 날인 지난 16일 박경수와 이대형에게 내기를 제안했다. 15번 타격 중 안타성 타구를 10개 만들어내면 18일 오전 훈련 대신 휴식을 보장하겠다는 것이었다. 승자는 박경수와 이대형이었다. 이들은 15번 중 10개를 보란듯이 안타성으로 연결했다고 한다.

 

꿀맛같은 반나절 휴식을 보장받았으나, 선수들은 18일 오후부터는 다시 맹훈련에 돌입한다. 19, 20일에는 NC 다이노스와 연습경기도 예정돼 있다. 특히 20일 NC전에는 ‘코리안 특급’ 박찬호가 로스앤젤레스 한인 유소년 야구단 강종우군과 함께 각각 시구·시포를 맡기로 했다. 경기일보는 이 경기 현장을 경기·인천 지역지 가운데 단독으로 현지 보도한다.

미국 샌버나디노=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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