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은 그야말로 업을 일으켜 세우는 과정이다. 당연 혼자서 하는 것보다 둘이서 하는 게 낫다. 그런데 과연 팀창업이 만능해결사일까? 좀 더 이해하기 쉽도록 한문을 끌어와보자. 여기 ‘사람 인(人)’이 있다. 혹자는 그 의미를 서로 기대어 살아가는 인생을 묘사한 것이라고 한다. 양 끝에서 서로 기울어지면서 마침내 만나게 되면서 넘어지지 않고 절묘한 균형을 잡고 있는 모습이다.
사람은 누구나 의지하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모처럼 팀으로 만난 두 명이 서로 의지만 하려고 한다면 그것도 문제다. 사람인은커녕 같은 방향으로 쓰러질 뿐이다. 상대방에게 의지하면서도 상대방을 받쳐주는 것이야말로 인간관계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창업도 마찬가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조금 바꿔서 이야기해보면 팀창업이라 할지라도 똑같은 성향의 똑같은 백그라운드를 가진 이들끼리 만나면 자칫 ‘고통만 두 배’가 될 수도 있다.
물론 시너지 효과를 내서 큰 성공을 할 수도 있지만 말이다. 필자는 가능한 정반대의 성향이 만나는 게 좋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조심스럽게 권해본다. 팀원 중 누군가 절망할 때 어깨 툭 쳐주면서 쿨하게 이겨낼 수 있게 해주는 팀원이 있다면 힘이 될 것이다.
반대로 큰 그림은 잘 그리지만 디테일한 면에서는 대충대충 하는 사람 옆에 서류를 잘 챙기고 준비를 철저히 하는 팀원이 있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어차피 세상일 모두 다 아는 사람은 없다. 모르는 길 고집 피워서 빙빙 돌아가느니 네비에 의지하듯이 창업이라는 고된 길에 함께할 팀메이트를 찾아보자. 때론 불같이 갈등하고 때로는 바보처럼 당하더라도 하나보다는 둘이 낫다.
창업팀에서 하나만 더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 수평적 조직의 팀조직이지만 그래도 리더는 있어야 한다. 그래야 모두들 갈피를 못 잡고 있을 때 과감한 의사결정을 내리고 팀을 이끌어 갈 수 있다. 브레인 스토밍으로 유명한 IDEO에서도 긴 시간의 브레인 스토밍의 끝에는 ‘어른’으로 지정된 소수가 최종 의사결정을 이끌어낸다.
자, 이제 정리하자. 사실 창업에 개인이 좋은지 팀이 좋은지에 대한 정답은 없지만 그간 청년창업사관학교에서 지켜본 결과 필자는 조심스럽게 아래와 같이 의견을 제시하고자 한다. 창업은 개인보다는 팀이 낫다. 우리는 모두가 수퍼맨은 아니니까 누군가 의지하면서 함께 가는 게 더욱 수월하다. 그리고 팀 안에는 리더가 있어서 의사결정을 이끌어 주는 게 낫다.
최원우 중소기업진흥공단 청년창업사관학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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