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에 이름을 날리는 여러 바이러스들 중 가장 유명한 것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다. 일반적으로 독감이건 감기이건 모두 코와 입을 통해서 감염되기 때문에 비슷한 증상들을 보인다. 콧물, 기침, 인후통, 발열, 몸살 등이 그것이다.
감염경로와 증상이 비슷하지만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돋보이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잘 전염된다. 그래서 유행한다.
집안에 아이가 독감에 걸리면 얼마 가지 않아 가족 모두 독감에 걸린다. 엄마와 아이들이 모두 한 병실에 입원해 있는 경우 대개가 독감이다.
둘째, 인플루엔자는 심하게 아프게 한다. “죽을 뻔 했어요”, “이런 감기는 난생 처음입니다”, “콧속에서 불을 때는 것 같이 뜨거워요”, “인간적으로 너무해요” 이런 표현들은 독감 환자들에게서 흔히 듣는 표현인 반면 기타 일반 감기 환자들에게서는 거의 듣기 어려운 표현들이다. 고열과 몸살 등 전신적 염증반응을 심하게 일으키는 것이 인플루엔자의 두 번째 특징이다.
세 번째 특징, 이것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가장 위험한 이유다. 상기도에 감염증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들은 흔히 상기도, 그러니까 코와 목, 기관지 상부 정도에 머무른다. 그러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깊숙이 폐에까지 침범하여 폐렴을 일으키기도 한다.
또한 다른 세균 감염증이 잘 동반되어 세균성 폐렴이 흔히 발생한다. 특히 만성 폐쇄성 폐질환이나 천식등 호흡기 만성질환이 있는 환자들은 독감과 함께 호흡곤란이 심각하게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다행한 것은 바이러스는 날개달린 짐승 처럼 날아니지 못하며, 중력의 법칙은 이 작은 미물에게도 공평하게 적용된다는 점이다. 바이러스가 공기중에 떠다니지 못하므로 공기매개 전파를 할 수 없다는 얘기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대개 접촉을 통해 전파된다.
대부분의 접촉경로는 손이다. 자기의 손으로 바이러스 입자가 묻은 물건이나 사람을 만졌다가 그것을 자신의 얼굴로 가져가는 것이다. 따라서 바이러스가 무섭다면 자신의 손을 가장 조심해야 한다. 본인의 손을 잘 씻는 것이 예방의 첫 번째라면 두 번째는 예방접종이다. 가을에 날씨가 추워지기 시작하면 독감이 유행하기 전에 예방접종을 서두르는 것이 좋다.
바이러스는 약한 사람, 강한 사람 골라가며 감염시킬 정도로 똑똑하지 못하다. 오직 내 스스로가 주의해야 한다. 다행히 우리에게는 스스로를 지킬만 한 두가지 유용한 방법이 있다. 적절한 손씻기 습관과 예방접종으로 독자들 모두 독감없는 건강한 겨울 나시기를 기원한다.
이낙원 나은병원 호흡기 내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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