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재난안전 의식 습관화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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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인구 10만 명당 안전사고 사망자수는 60.6명으로 OECD 국가 중 헝가리에 이어 2위다.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 2014년 발간한 OECD 국가의 산업재해 비교 연구 보고서를 살펴보면 2005년 말 현재 노동자 십만명당 연간 사망노동자수를 나타내는 한국의 산업재해 사고사망 10만인 율이 20.99명으로 21개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았다. 

두 번째로 높은 멕시코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다. 안전에 대해 도통 관심이 없는 국가라고 해도 할 말 없을 정도의 수준이다.

 

많은 사람들이 세월호 사고 이후 우리사회의 안전 불감증이 많이 없어졌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실태를 들여다보면 아직은 아닌 것 같다.

 

2014년 현대경제연구원의 ‘안전의식 실태와 정책과제’ 보고서에 의하면 ‘우리 사회의 안전의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50.9%가 ‘매우 부족하다’고 답했고 44.1%는 ‘다소 부족하다’고 응답했다.

전체 응답자의 95%가 안전의식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보인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이를 지수화해 한국 사회의 안전의식을 17점(100점 만점)으로 매겼다. 2007년 조사에서 나온 30.3점과 비교하면 안전의식이 뒷걸음질 친 것이다.

 

필자는 그동안 경기도재난안전본부 기동안전점검단장을 하면서 각종 행사장, 축제장, 공사장, 재난위험시설물 등에 대한 안전점검을 해왔다. 경기도 기동안전점검단은 지난해 10월 토목, 건축, 기계, 소방 분야에 실력과 경험이 풍부한 직원들로 구성됐다. 여기에 건축, 토목, 진동, 소방, 전기 등 6개 분야 20명의 전문가가 경기도 안전관리자문단으로 참가하고 있다.

 

기동안전점검단은 올해 3천명 이상 참가하는 지역축제·행사장과 건설공사장, 청소년야영장 등 재난위험 및 취약시설 1천264개소를 점검해 1천813건의 시정을 요구했고, 그 결과 1천739건이 조치 완료됐다. 

또 경기도내 D.E급 재난위험시설 160여개소를 대상으로 연 2회 안전점검을 실시했다. 이밖에도 생활주변 위험시설물에 대한 안전점검 신청을 받아 분야별 전문가가 현지 방문을 통해 무료 안전점검과 컨설팅을 해주는 도민 안전점검 청구제를 통해 176개소를 대상으로 안전점검을 실시했다.

 

기동안전점검단의 이러한 역할이 재난을 전적으로 방지하기는 사실 어렵다. 단지 사전 예방 점검을 통한 컨설팅으로 사회재난을 최소화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본다.

 

국민안전처에서는 재난유형별로 실무 및 행동매뉴얼 등 위기관리 매뉴얼(‘15.5월기준) 5천300여개를 마련해 재난에 대비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재난들은 서해대교 화재 등을 비롯해 최근 전혀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다양하게 재난이 발생되고 있어 무엇보다 국민의 안전의식이 요구되고 있다.

 

버스, 기차, 전철, 유람선 등을 이용할 때나 쇼핑을 할 때,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할 때, 거리를 걸을 때 등 소화기가 어디에 있는지, 비상시에 유리를 깰 수 있는 망치가 어디에 있는지, 비상구가 어디에 있는지, 소화전, 손전등이 어디에 있는지, 구명조끼가 어디에 있는지, 자동제세동기(AED)가 어디에 있는지 평상시에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언제부턴가 나에게도 이런 습관이 생겼으며 소화기 등 좋은 시설물과 표지판 등이 있으면 사진을 찍는 버릇이 생겼다. 소화기가 2개 나란히 비치돼 있는 시설 등 향후 기동안전점검시에 건물주 등에게 설명해 주기 위해서다. 새해를 맞아 안전하고 따뜻한 굿모닝 경기도 실현을 위해 도민 모두의 안전의식 향상을 기대해 본다. 

김복호 경기도 재난안전본부 기동안전점검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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