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탄소제로도시 마스다르시에서 시범 중인 자율주행 자동차

- 총연장 1.6㎞, 2012년부터 운행·200만명 수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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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출근을 위해 무인 자동차에 탑승한다. 내가 원하는 목적지 버튼을 누르면, 이 차량은 자동으로 나를 사무실 앞까지 데려다 준다. 탑승하는 동안 나는 편히 앉아서 내 시간을 보낸다.’

공상 과학속의 이야기가 아니다.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 위치한 마스다르시(Masdar City)에서 이미 시험운행중인 개별급행교통(Personal Rapid Transit, PRT) 시스템의 이야기이다.

 

마스다르시는 탄소배출 0을 목표로 하여, 총 면적 6㎢, 상주인구 5만명으로 계획된 친환경도시이다. 도시 내에 설치된 태양광 및 태영열 발전소를 통해 총 12MW의 전력을 공급받으며, 건축물 및 인프라를 구축할 때 시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 하도록 설계하였다. 2025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현재 1단계 건설이 완료되었다.

 

마스다르시 내에서는 전기자동차 등 친환경 교통수단만 운행이 가능토록 할 예정이다. 총 5단계로 구성된 교통기반 중 1단계는 도보, 2단계는 전기자전거, 3단계는 PRT, 4단계는 간선급행버스(Bus Rapid Transit, BRT), 그리고 마지막 5단계는 경전철(Light Rail Transit, LRT)이며, 이 중 PRT는 탑승자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곳으로 실어나르는 것을 목표로 한 자율주행자동차이다.

자기유도방식의 무선충전을 통해, 각 역에 정차해 있는 동안 전력을 공급받아 배터리를 충전한다. 최대 속력은 시속 40km이며, 90분간 충전하면 60km거리를 주행한다.

 

4인승 무인자동차인 PRT는 차량 내부에 충돌, 속도, 위치 및 자성 센서를 탑재하여, 도로에 묻혀있는 자석을 따라 주행하도록 설계 되어 있다. 평상시에는 PRT자체의 센서를 통하여 주행 및 차간 거리를 유지하며 (자율주행), 비상상황에는 중앙통제실에서도 각 PRT를 통제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현재 마스다르시에 구축된 PRT 시스템은 시범운영을 위해 시 외각의 주차장과 시내의 마스다르과학기술원간 왕복 1.6km 구간에서 운행 중이다. 

도합 10대의 차량이 2012년 개통이후 연인원 200만명을 수송하였으며, 현재까지 교통사고 없이 안전히 운행 중이다. 당초 계획은 도시 전체를 그물망처럼 연결하는 것이었으나, 최근 예산 및 기간을 고려하여 목표를 수정하여 도시 일부만을 PRT로 운행하도록 변경되었다.

 

PRT를 포함한 자율주행자동차의 큰 특징은 사용자가 “원하는 때” “원하는 곳으로” 수송 하는 것에 있다. 특히 전기자동차의 경우 출퇴근시간 등 사람이 몰릴 때엔 단 한두 대라도 충전을 위해 운휴할 시 그 후유증이 크다. 문제는 이렇게 체증이 벌어지는 시간대일수록 더욱 배터리 소모가 크다는 데에 있다.

 

그간 PRT를 운영하면서 마스다르시는 이러한 문제점을 포함한 운영전반에 관한 데이터를 축적하였으며, 이는 PRT시스템을 효과적으로 운영 하는데 소중한 자산이 된다. 만약 전기차를 이용한 PRT시스템을 구축한다면, 배터리를 충전하는 기존방식에 더하여 신속히 교환할 수도 있도록 설계한다면, 탑승객이 몰리는 시간대에도 운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12월 20일, 남경필 지사와 경기도 대표단과 유관기관 및 재계 관계자들이 마스다르시를 방문하여 PRT시스템의 운영전반에 대해 꼼꼼히 살펴보았다. 

대표단측에서 미리 많은 사전조사 및 준비를 하고 온 것이 인상적이었다. 마스다르를 포함한 다양한 자율주행자동차 사례의 성공적인 부분과 그렇지 못한 부분을 참고하여 반영한다면, 경기도가 판교제로시티에 구축하고자 하는 자율주행자동차 시스템구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유담 마스다르과학기술원 전기및전자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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