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새해에는 사랑을

또 새해가 시작되었습니다. 단군기원 4349년 병신년(원숭이 띠)과 불멸기원 2560년, 서력기원 2016년을 새롭게 맞이하였습니다. 물론 우리는 강력한 서양의 힘으로 서기를 중심으로 세월의 의미를 가지며 삽니다만 우리는 단군왕검의 전설적 역사를 중요시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배달민족의 의미를 깊이 새기게 되고 홍익인간의 가치를 깊이 있게 품고 있는 우리 조상들의 지혜를 터득하게 됩니다. 또한 불기는 4세기 후반에 중국을 통하여 고구려와 백제를 시작으로 6세기에 신라가 불교를 수용하면서 우리 민족사에 중대한 문화를 형성해 왔습니다.

이씨조선엔 과거의 불교가 성리학의 대두로 숭유억불 정책에 휘말리면서 새로운 정화의 길을 가기 시작했습니다. 지배 계층이 조정의 분위기에 따라 성리학에 눈을 돌리게 되면서 유교의 가치를 중요시하게 되고 그에 따라 우리 배달민족은 홍익인간의 가치를 스스럼없이 따르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우리에게 형성된 문화와 의식이 우리 민족사에 깊이 내재하여 자리를 잡았지만 서양문화의 소용돌이에 우리도 그 큰 흐름 속에 휘말려 들어와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이런 저런 큰 일이 일어나게 되면 서양의 잣대로 해결하려는 단편적 가치관을 보게 됩니다. 그러기에 우리 민족의 역사의 흐름에서 형성된 여러 문화의 의미를 이 새해엔 더욱 깊이 새겨야 하겠습니다.

 

올해는 우리나라를 좌지우지하는 나라의 일꾼들을 우리 손으로 선택하는 해입니다. 그런데 지난 한해를 우리 대학교수들은 ‘혼용무도(昏庸無道)를 꼽았습니다. 나라 상황이 암흑에 뒤덮인 것처럼 온통 어지럽다는 뜻입니다. 이런 상황은 우리 모두의 책임도 간과할 수 없습니다. 우리 손으로 나라의 일꾼들을 뽑았기 때문에 자업자득인 셈입니다.

 

나라의 지도자들은 당리당략에 눈이 어두워 국민들은 안중에도 없이 마구잡이로 국민들이 자기들 편이라고 소리치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느 지역을 송두리째 자기편이라고 소리치고 있고 이를 위해서는 별별 방법을 다 쓰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 총선엔 적어도 지연 혈연 그리고 학연에서 벗어난 선거 분위기를 만들어 가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사실 우리는 이런 인연에 대한 강한 끌림이 있기 때문에 정치가들의 간절한 호소가 우리를 흔들어 놓고도 남습니다.

사실 우리 정치가들이 가장 쉬운 방법으로 우리 민족의 강점이면서도 약점인 인연의 틀을 악용하고 있는 것을 피부로 느끼면서도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제 우리의 배달민족이 홍익인간의 정신으로 펼쳐온 장점 즉 넓은 마음을 갖고 이 한해를 향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저는 가톨릭 사제라서 그런지 우리 교황님이 우리에게 보내주신 덕담이 매력적으로 느껴집니다. 올해를 “자비의 특별 희년”으로 선포하신 프란치스코 교황의 행복 십계명입니다. ‘내 방식의 삶을 살고 타인도 자신의 삶을 살게 두자’, ‘타인에게 마음을 열자’, ‘고요히 전진하십시오.

친절과 겸손은 우리 삶을 고요하게 이끕니다’, ‘건강한 여가감각을 가지자’, ‘일요일은 가족과 함께 쉬자’, ‘젊은 세대에 가치 있는 일자리를 만들어줄 혁신적인 방법을 찾자’, ‘자연을 존중하고 돌보자’, ‘부정적인 태도를 버리자’, ‘남을 개종시키려 하지말자’, ‘평화를 위해 힘쓰자’ 끝으로 김남조 시인의 ‘그대 있음에’를 신년인사로 대신합니다.

 

이 시인은 신앙인이기에 하느님과 인간끼리의 사랑을 시 속에서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대의 근심 있는 곳에, 나를 불러 손잡게 하라. 큰 기쁨과 조용한 갈망이 그대 있음에, 내 마음에 자라거늘. 

오! 그리움이여! 그대 있음에 자라거늘, 오! 그리움이여! 그대 있음에 내가 있네 나를 불러 손잡게 해 그대의 사랑 문을 열 때 내가 있어 그 빛에 살게 해, 사는 것의 외롭고 고단함, 그대 있음에 사랑의 뜻을 배우니 오! 그리움이여! 그대 있음에 내가 있네, 나를 불러 그 빛에 살게 해”

 

최재용 천주교 수원교구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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