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미래 세대를 위한 한강 유역관리

우리의 ‘생명의 젖줄’인 한강은 수도권 2천500만 명의 식수(食水)를 책임지는 물 그릇으로, 과거에도 군사ㆍ외교ㆍ경제 활동을 위한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였다.

 

우리민족 반만년의 역사를 돌이켜볼 때 한강은 항상 그 중심에 있었다.

삼국시대에는 한강을 차지하기 위한 삼국 간 치열한 전쟁이 있었고, 그 명칭도 ‘중심’, ‘크다’는 의미를 가진 ‘대수(帶水)’, ‘아리수(阿利水)’, ‘한수(漢水)’ 등으로 불린 것에서도 그 중요성을 알 수 있다.

 

한강은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 본연의 모습을 갖추는데, 남한강(283㎞)이 북한강(156㎞)보다 길기 때문에 한강의 본류(本流)가 된다.

 

태백산맥 기슭 옹달샘인 ‘검룡소’에서 샘솟은 물은 강원도와 충북, 경기도, 서울특별시, 인천광역시를 휘돌아 서해로 흘러들어 가며 전체 연장은 375㎞, 유역 면적은 25,954㎢에 달한다.

 

우리는 지난 반세기 동안 한강과 함께 전 세계인이 놀랄만한 경제성장으로 ‘한강의 기적’을 이루어냈으며 이를 토대로 한강은 국가 발전과 나아가 한반도 발전의 밑거름 역할을 할 것이라 생각한다.

 

한강의 유역관리는 지난 1990년대 말에 제도화되었다.

1999년에 ‘한강수계 상수원 수질개선 및 주민지원 등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었으며 정부ㆍ지자체로 구성된 한강수계관리위원회를 중심으로 각종 수질개선사업과 주민지원사업, 토지 매수 등을 활용해 한강 유역관리를 해오고 있다.

 

이를 위한 자금 통장과 수입원은 한강수계관리기금과 물이용부담금으로, 하류지역의 주민들은 팔당호 물의 이용대가로 부담금을 납부하고, 상류지역의 깨끗한 물을 공급받게 된다.

 

한강수계관리기금은 지난 2000년 2천35억원에서 내년에는 5천227억원(계획) 규모로 성장하였고 팔당상수원의 수질은 지난 1997년 BOD 2.0㎎/L에서 지난해에는 1.2㎎/L로 40% 정도 크게 개선됐다.

 

하지만, 근래 기후변화에 따른 불규칙한 기온과 강수량 등 물 관리 여건이 좋지만은 않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강원ㆍ경기도 등 중부지방은 가뭄으로 몸살을 앓았다.

다행히 기상청에서 올 겨울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지난 11월 수도권 지역의 물 보급창고인 소양강 댐과 충주 댐의 저수율은 평년 대비 82.5%, 87.3% 수준을 밑돌고 있으며, 한강유역의 평균 강수량은 평년대비 63%에 불과한 상황이다.

 

이러한 불안정한 여건에 따른 ‘미래 물 환경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 유역 구성원들은 새로운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기존 ‘오염 원인자 부담원칙’과 ‘수혜자 부담원칙’에서 한발 나아가 ‘지속가능 하면서 상생’ 할 수 있는 새로운 물 관리 정책방향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해야 할 시기인 것이다.

 

이와 더불어 한강수계관리기금을 적재적소(適材適所)에 투자해 오염물질 저감 효과를 극대화하고 수돗물 아껴쓰기와 내 주변 강 아끼기 등 우리 생활 곳곳에서 물 절약과 수질개선 노력이 이루어질 때 우리 아이들에게 한강을 보다 아름다운 모습으로 물려줄 수 있을 것이다.

 

2016년 병신년(丙申年) 붉은원숭이의 해를 맞아 우리 모두가 지혜를 모아 미래 물 환경 변화에 슬기롭게 대처하기를 기대해 본다.

 

홍정기 한강유역환경청장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