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료원 공공의료 롤모델을 향하다] ⑥ 포천병원

의료환경 열악한 접경지역… 수익보다 지역주민 건강 최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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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이 필요한 환자들이 운동치료를 받고 있다.


‘지역주민과 함께 행복을 만들어가는 활기찬 포천병원’ 경기도의료원 포천병원의 미션이다. 선진의료기술, 최첨단장비, 특성화된 의료시스템을 내세우는 다른 곳들에 비해 참으로 소박한 미션이다. 하지만 이처럼 포천병원의 특징을 잘 드러내는 것도 없다. 그동안 포천은 접경지역에 위치해 국가안보라는 이유로 지역개발에 있어 소외돼 왔다. 같은 경기도에 속해 있지만 경제ㆍ교통ㆍ문화ㆍ교육 등의 시설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을 가지고 있다. 의료도 예외는 아니다. 인구 15만7천의 도시이지만 종합병원은 포천병원을 포함해 2곳뿐이고, 분만을 할 수 있는 산부인과도 포천병원이 유일한 실정이다. 때문에 포천시민에게 있어 포천병원의 역할은 절대적이라 할 수 있다.

 

이 같은 특징을 반영해 주는 것이 바로 포천병원의 진료과목 수이다. 정신건강의학과 가정의학과를 제외하고는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과, 정형외과, 비뇨기과, 신경과 등 18개 필수 진료 과목이 모두 운영 중이다. 수익성 저하로 일부 진료과목을 기피하는 민간병원과는 달리 공공의료의 역할을 잘 보여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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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이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대목이다.

 

18개 진료과목 중 산부인과와 건강검진 및 재활의학과가 특화돼 있다.

 

지난해 포천에서 태어난 1천81명 중 337명의 아이들이 이곳에서 태어났다. 인근 연천과 가평 주민들도 이용하고 있다. 산부인과는 단순히 출산만이 아닌 ‘산모교실’을 통해 출산에 관한 전반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산모교실은 지역 산모들을 대상으로 4주에 걸쳐 연간 3~4회 진행되고 있으며, ‘태아발육 및 태교의 중요성’ ‘아기용품만들기’ ‘모유수유 장점 및 자세익히기’ ‘출산준비교육’ ‘산후관리’ 등을 교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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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모들이 산모교실에서 교육을 받고 있다.


 

아울러 포천보건소와 연계해 ‘임신 중 검사 및 영양관리’ ‘선청성 대사이상 검사’ 등 산전관리도 함께 하고 있다.

 

건강검진 및 재활의학과는 고령인구가 많은 포천의 특성상 필수로 진행돼야 하는 과목이다.

 

2010년 문을 연 건강증신센터는 질병의 예방과 조기발견을 목적으로 3가지 종합검진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MRI, CT, 초음파, 골밀도, 동맥경화 장비 등 최신 검진장비를 갖추고 있으며, 대학병원과의 협력 병원 체결로 유소견자가 1주일 안에 진료 받을 수 있도록 지원 하고 있다. 무엇보다 당일 검진 후 당일 진료하는 ‘One Day One Stop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유소견자에 대한 사후관리 시스템도 구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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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직원들이 친절서비스교육의 일환으로 병원객들에게 아침인 사를 하고 있다.

 

재활의학과는 운동치료, 통증치료, 작업치료재활치료 뿐만 아니라 약물, 주사요법 등을 통해 환자의 신체정신적 능력을 최대로 회복시키고 이를 통해 일상생활로 복귀하는 것을 목표로 운영되고 있다. 물리치료실과 연계해 중추신경손상, 수술 후 회복, 근골격계 질환 등의 장애를 가진 환자들도 함께 관리하고 있다.

 

차상위계층, 새터민, 다문화가정 등 소외계층을 위한 ‘의료서비스 지원사업’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만성질환 및 중증질병을 앓고 있는 무의탁독거노인, 기초생활수급자, 저소득층에게는 ‘무료간병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직접 병원에 내원할 수 없는 뇌손상 환자 및 재활환자에게는 ‘가정간호사업’도 지원하고 있다. 또 분기별 의료취약지역을 대상으로 만성질환검사, 교육, 의료를 지원하는 ‘의료취약지역 만성질환 관리사업’도 실시하고 있다.

 

내부역량 강화를 위한 전 직원 교육에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매년 연말 전 직원의 직무능력을 향상하기 위한 ‘이-러닝(의료직무 핵심역량강화)교육’을 진행하고 있으며, 친절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친절서비스교육’, 또 이를 위한 ‘CS전문가양성교육’도 개최하고 있다.

 

송시연기자 

 

 

인터뷰 오수명 포천병원장

“요람에서 무덤까지… 양질의 서비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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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원은 문턱이 낮아야 합니다. 의료에서 만큼은 제외되는 사람이 없어야 합니다.”

 

오수명 경기도의료원 포천병원장의 철칙이다. 이는 10년전 그가 의정부병원장으로 근무했던 시절의 한 일화에서도 잘 드러난다.

 

“의정부병원에 근무하고 있을 때 인근 대형병원에서 수술비가 없다는 이유로 탈장 환자를 보냈던 적이 있다. 지팡이를 짚고 힘겹게 오던 환자의 모습에 충격을 금할 수밖에 없었다. 환자분이 수술 받고 퇴원하시면서 날 붙잡고 울더라, 어찌나 눈물이 나던지 혼났다. 환자를 돌보는데 있어서는 어떠한 기준과 잣대도 있어서는 안된다. 의료는 인간으로서 누려야할 최소한의 권리이다.”

 

2개과를 제외하고 모든 진료과목이 운영되고 있는 것 또한 이 같은 이유에서다. 운영에 어려움이 있어 폐지하자는 의견도 상당했지만 그는 고집스럽게 지켜가고 있다.

 

“포천은 노인인구가 상당히 많다. 이분들에게는 안과, 이비인후과, 치과, 재활의학과 등 기초학과가 필수적으로 필요하다. 하지만 몇 개 안되는 지역 병원에서도 돈이 안된다는 이유로 운영하지 않고 있다. 이분들을 위해서라도 계속 가져가야 할 책임이다.”

 

그의 철칙을 바탕으로 병원은 제2의 도약을 위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국비와 도비의 지원을 받아 진행한 증ㆍ개축 공사가 내년 9월이면 마무리 된다.

 

“본관 건물이 30년 됐다. 지역에서 유일하다고 할 수 있는 병원임에도 불구하고 시설이 상당히 열악해, 환자들에게 죄송한 마음뿐이었다. 쾌적한 환경에서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것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설렌다.”

 

공사가 마무리 되면 산부인과와 중환자실, 수술실을 새로운 공간으로 옮길 예정이다. 또 기존 산부인과, 중환자실, 수술실이 있던 자리를 리모델링해 포괄간호서비스병동과 재활의학과를 센터화해 운영할 계획이다.

 

“병원은 포천시민들을 위해 요람에서 무덤까지 모든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목표로 하고 있다. 혼이 담긴 양질의 의료를 통해 지역민들이 행복한 병원을 만들 것이다.”

 

환자를 향한 고집, 철학, 열정을 가지고 있는 그도 해결하지 못하는 것이 있다. 바로 이 모든 것을 함께 해나갈 의료진이다.

 

“지역 환경이 열악하다 보니 사람을 구하는 것이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어렵다. 당장 내년에 포괄간호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인력확충이 돼야 하는데 쉽지 않다. 병원에서 제공할 수 있는 급여도 한정적이다 보니 기피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병원이 당장 해결해야할 숙제다.”

 

송시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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