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단절된 S자 녹지축을 연결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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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 시에서는 검단~장수간 도로 신설을 놓고 자연환경보전과 개발 사이에 많은 논란을 빚다 추진하지 않는 것으로 발표되었다.

이 도로는 검단지역과 가정오거리 주변 개발을 위해 꼭 필요한 도로지만, 그 노선의 76%가 ‘S자 녹지축’을 따라 식생이 양호한 임야와 산정부를 통과함에 따라 자연환경 파괴는 물론 도로 주변 주거지역 오염 가중으로 시민과 환경단체들의 끊임없는 문제 제기에 따른 결과이다.

 

우리에게 ‘S자 녹지축’은 어떤 의미일까?

인천은 전체 행정구역의 39%인 40만ha가 산림면적이나 이는 7대 특광역시중 서울과 광주를 제외하면 가장 낮은 수준이며, 그나마도 산림의 73%가 강화와 옹진에 위치하고 있어 시민들이 쉽게 접근하여 이용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다.

 

인천발전연구원(2004년)의 연구에서는 인천 내륙을 가로지르는 계양산, 천마산, 원적산, 만월산, 거마산 등 한남정맥과 그 지맥인 문학산, 청량산, 봉제산 등 12개의 산과 장수천, 승기천 등 2개 하천으로 연결되는 S자 형태를 갖춘 약 52㎞의 녹지축으로 정의되어 있으며, 이 지역에는 계양산성, 중심성, 천마바위, 비류백제, 삼오현고개 등 삼국시대부터 근현대의 아픔인 간석공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역사와 전설, 문화를 품고 있는 역사 감성길이며, 생태적으로 멸종위기종인 맹꽁이와 천연기념물인 황조롱이 및 도룡뇽과 오색딱따구리는 물론 반딧불이까지 다양한 보호야생 동식물들이 서식하고 있고, 매일 수많은 시민들이 운동과 등산을 즐기고 있는 생명공간이다.

 

그러나 도시화에 따른 인구집중 및 급속한 도시개발과 산자락 훼손으로 약 30여 개소가 단절되어 녹지축이 조각나는 결과를 낳았다.

그나마 인천시에서는 지난 2000년대부터 경명대로, 원적로, 원신대로 등 대형도로 중심으로 총 13개소에 생태통로와 연결육교를 설치하여 부분적으로 녹지축이 연결되도록 하였으나, 가정동 경인고속도로, 부평 아트센터 부근, 장수동 인천대공원 진입부, 청학동 비류대로 등 대규모 단절지역을 포함한 17개소는 아직까지 연결되지 못하고 끊어진 상태이다.

 

이러한 녹지축 단절은 서식지 파편화로 인한 야생생물 생활공간 부족과 생물다양성 감소를 초래하고, 산사태 및 집중호우 등 자연재해에 취약한 환경을 만들게 되어 결국에는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앞으로 고령화가 더욱 빠르게 진행되고 정신적인 질병들이 늘어나면서 자연 속에서 이를 치유하고 건강한 삶을 추구하는 시민들이 더욱 늘어날 것이다. 그만큼 야생생물의 서식지인 ‘S자 녹지축’은 파괴되고 쪼개질 수밖에 없다. 

이제는 위치별로 적합한 연결방법을 강구하여 끊어진 녹지축을 조속히 연결하고 훼손된 곳은 복원하며, 산림재해와 병충해에 강한 건강한 숲을 만들어야 한다. 이것은 단순히 사람의 편리만을 추구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사람과 동물, 꽃과 나무 모두가 어우러지는 도시의 생태 건강성을 회복하여 후손들에게 건강하고 안전한 자연환경을 물려주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끝으로 우리 인천은 산과 바다, 섬을 품고 있는 영원한 해양도시이다. 그렇다면 ‘S자 녹지축’을 계양산부터 봉제산까지에서 송도국제도시 달빛공원과 해돋이공원, 센트럴파크, 인천아트센터를 지나 과거 인천대교 케이슨 제작장으로 이용되었던 솔찬공원앞 바다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고민해 보았으면 한다.

그것은 단순한 길 연결이 아니라 계양산에서 송도앞바다까지 전 인천시민의 소통과 화합을 이루는 진정한 ‘150리 인천 종주길’이 완성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김승희 인천시 환경정책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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