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연재하는 동안 소개된 작품은 모두 81편(작가는 80명)이었는데, 기자는 연재를 마치면서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돌아보니, 한 마디로 세계의 큰 문학은 향토문학이었다. 우리가 애독하는 세계문학전집 속의 작품들은 거의가 작가의 고향이 무대가 되어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아니면 작가의 신변 이야기들이었다. 특히 작가의 어릴 때 추억, 도시에서보다는 조그마한 시골마을에서의 추억이 세계문학을 키운 토양이었다. 고향 속에 세계가 있다.”
기자는 명작의 무대를 소개하면서 문화선진국이라고 하는 나라의 국민들이 자국 작가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얼마나 지극한 가를 예를 들었다. 독일 국영방송은 괴테 탄생 100주년이 되던 날 아침, 첫 뉴스를 괴테의 시를 들려주는 것으로 시작했다고 했다.
미국의 한 부호는 거액을 들여 사들인 주택이 헤밍웨이가 살던 집이라는 사실을 알자, 한 개인이 소유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 나머지 기꺼이 이 주택을 시에 기증하여 헤밍웨이 기념관으로 사용하게 했다. 그런가 하면 동화의 아버지로 불리는 안데르센을 낳은 덴마크는 동화 <인어 공주>의 주인공 인어상을 코펜하겐의 랑글리니 부두에 세워 관광객 유치에 성공했다.
재미있는 것은 인어상의 코를 손으로 어루만지면 행운이 온다고 하여 세계에서 몰려온 관광객이 너도나도 어루만진 나머지 인어상의 코가 반질거리고 있다는 것.
이탈리아의 한 호텔에서는 독일의 작가 괴테가 이탈리아를 여행할 때 잠시 머물렀던 것을 기념하여 이를 동판으로 새겨 그 사실을 홍보하고 있다고 했다. 재미있는 것은 괴테가 그 호텔에서 하룻밤도 묵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숙박을 하러 왔다가 방이 없어 로비에 잠시 서 있다가 돌아갔음에도 이를 기념하여 동판으로까지 제작했다니 상술도 이만 하면 수준급(?)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또 남프랑스의 퐁비에이유 마을에는 <나의 풍차에서의 편지>의 작가 알퐁스 도데가 이곳에서 소설을 쓰기 시작한 것을 기념하여 동판을 만들어 기념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미국 영화박물관에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남주인공 클라크 케이블을 밀랍인형으로 제작하여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으며, 애틀랜타에서는 1939년 이 영화를 세계 최초로 상영했을 때 작가 마가리트 미첼과 남주인공 클라크 케이블이 앉았던 의자를 지금도 보관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곳곳에 문학관을 짓거나 기념비를 세워 한국문학을 기리고 있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서울 종로에 있는 ‘윤동주 문학관’, 강원도 봉평의 ‘이효석 문학관’, 강원도 춘천의 ‘김유정 문학관’, 경기도 양평의 ‘황순원 문학촌’, 전북 남원의 ‘혼불 문학관’, 경기도 화성의 ‘노작 홍사용 문학관’ 등이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이들 문학관과 기념비를 관리하는 일에만 머물지 말고 향토작가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과 애정이 따라줘야 할 것이다. 또한 문학인들도 혼신의 힘을 다한 창작으로 한국문학사에 기리 남을 작품을 생산해 내는 일이라 할 것이다.
윤수천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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