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의 눈’이란 미래를 보는 지혜, 통찰력, 그리고 창의적 사고와 이를 토대로 하여 기적이 일어나게 하는 것이다. 미래를 잘 보지 못하는 사례, 즉 제3의 눈을 뜨지 못하는 실례는 너무 많다. 특히 20세기에는 미래를 잘못 본 사람들이 유독 많은데, 그중에는 컴퓨터의 등장으로 행운을 거머쥔 빌 게이츠도 있다.
이하의 글은 어느 라디오와 테이프에서 들은 이야기를 옮겨 쓴 것이다. 빌 게이츠는 1981년에 “640KB면 누구에게나 충분하다”고 말한 적이 있다. 요즘처럼 수백 기가, 아니 테라바이트, 킬로바이트를 쓴다는 건 상상도 하지 못했던 듯하다.
샘 월튼의 경우도 그렇다. 그는 할인 소매점 시스템을 기획하고 이 아이디어를 팔려고 노력했지만 사 주는 데가 없어 그가 직접 가게를 차렸다. 월튼은 끝없는 변화와 혁신을 통해 월마트를 키워 세계 5위 그룹으로 성장시켰다.
가족간에도 서로의 미래를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에디슨을 초등학교 1학년 때 퇴학시켜 버린 교사가 있는가 하면, 아인슈타인에게 미래가 전혀 없는 학생이라고 비아냥거린 교사도 있었다. 몰락 왕손인 이하응을 보고 궁(窮) 도령이라며 손가락질하던 안동김씨 세도가들은 불과 몇 년 만에 그의 손에 줄줄이 숙청당해야 했다.
이처럼 변화를 눈치채거나 대비하지 못하면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손해를 보고, 위기에 빠져들 수가 있다. 사실 너무 평범한 진실조차 기적이라고 불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눈을 두개 가진 사람들은 끝내 그런 기적을 보지 못한다. 브레인워킹을 부지런히 해야만 제3의 눈을 뜰 수 있다.
엘리베이터 발명 초기 사람들은 엘리베이터를 신기하다고 생각해 다투어 타보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엘리베이터가 왜 이렇게 느리냐고 투덜거리기 시작했다. 불만이 나오기 시작하자 제품의 효용 가치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한마디로 쓸데없는 발명품이 될 지경이었다.
이때 회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공학이나 수학 능력이 필요하지 않다.
제3의 눈으로 풀어보자. 사람들은 빌딩 계단을 걸어서 오르내리는 것보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가는 걸 좋아한다. 다만 너무 느리니까 불평이 많다. 어떻게 해야 이 불만을 해소시킬 수 있을까?
이 문제 앞에서 제3의 눈을 뜬 사람은 놀랍게도 발명가도 기술자도 아니었다. 엘리베이터 벽면에 거울이 설치되자 승객들의 불만은 깨끗이 사라졌다. 엘리베이터의 속도는 조금도 빨라지지 않았지만 승객들은 엘리베이터의 속도에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원리는 간단하다. 거울이 탑승객의 시간 감각을 늦춰준 것이다. 엘리베이터에 탑승한 사람들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거울을 보게 되고, 거울 속의 자신을 들여다보면서 순간적으로 엘리베이터의 속도를 잊어버린다.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한번 쓸어올리고, 옷깃을 정돈하는 사이 어느새 문이 열리는 것이다. 이 여성 관리인은 사람들이 느끼는 시간 감각을 늦춤으로써 엘리베이터의 상대 속도를 올렸다. 제 3의 눈을 떠야한다.
송하성 한국공공정책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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