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진위천·평택호, 깨끗하게 보존해야

지난 여름, 강원도는 극심한 가뭄을 겪었다. 심각한 물부족 상황이 닥치자 속초시와 일부지역에서는 제한급수까지 실시할 수밖에 없었다. 이로 인해 일상생활의 불편을 겪는 시민, 새까맣게 타들어가는 농작물 들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물의 소중함에 대해 심각하게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

우리시는 현재 다행스럽게도 진위천과 안성천에서 시민들이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상수원 2개소를 확보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하루 3만 톤의 수돗물을 생산해 7만 5천명의 시민들에게 생활용수로 공급하고 있다. 이는 우리 시 전체 수도사용량의 약 18%를 차지하는 양이다.

경기도 최서남단에 위치한 우리 평택시는 상류 10개 도시에서 발생하는 오염원들이 99개 지천을 거쳐 진위천, 오산천, 황구지천, 안성천 등 4개 국가하천을 통해 평택호로 유입되어 서해로 나가고 있다.

그러나 상류지역의 오염원 증가로 우리 시 생명수인 평택호의 수질이 날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으며, 이를 바라보는 평택시민의 한숨과 우려도 깊어지고 있다. 평택시장인 나 역시 우리의 생명수인 평택호의 수질을 개선해 깨끗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해결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최근 용인시는 송탄상수원보호구역으로 인해 개발에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급기야 지난 8월31일에는 용인시 시민, 정치인, 용인시장까지 평택시청 앞 광장으로 와서 송탄상수원보호구역의 철폐를 주장하는 시위를 벌였다.

사실 2004년부터 시작된 송탄상수원에 대한 갈등 해결을 위해 경기도의 주재로 2007년부터 2009년까지 경기도평택시용인시가 공동으로 ‘진위천 일대 친환경 상생발전 연구용역’을 시행했다.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송탄상수원보호구역은 그대로 존치한 상태에서 용인시 개발계획을 친환경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가장 최적의 상생발전 방안’이라는 결론을 냈다.

올해 4월에는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중재로 지역 간 갈등 해소를 위한 ‘상생협력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에서도 지역 간 상생 협력을 위해 대승적 차원에서 경기도평택시안성시용인시가 ‘진위천과 안성천 상류 수질개선 및 지역발전 협력방안 연구용역’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평택시는 이를 추진하기 위하여 일부 반대의견을 주장하는 환경단체와 시의회 등을 찾아가 공동연구의 필요성을 적극 설명하는 한편, 9월 추경예산에 관련 용역비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용인시의 자극적인 행동으로 어렵게 준비하고 있는 공동연구용역 추진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을까 염려스럽다.

풍부하고 깨끗한 수자원을 보전하는 일은 현재뿐만이 아니라 먼 내일을 내다보는 미래지향적인 관점과 선택이 필요하다. 지구의 모든 환경자원은 후손들의 것을 우리가 잠시 빌려 쓰고 있는 것이다. 생존과 행복한 삶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요건인 환경자원들을 깨끗하게 보존해 돌려주어야 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이자 책임이다.

지자체를 책임지고 있는 시장인 나 역시 용인시의 불만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환경을 지키고 보존하기 위해서는 원칙을 지키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상수원 보호구역은 반드시 지켜야 하기 때문에 포기하거나 타협할 수 없다.

용인시는 무조건적인 해제를 주장하지 말고 앞으로 시행할 경기도, 평택시, 안성시, 용인시와의 공동용역에서 수자원의 가치를 보존하면서 규제를 완화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찾아보는 성숙한 자세가 필요하다.

공재광 평택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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