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민 여러분, 반갑습니다. 제주특별자치도지사 원희룡입니다. 요즘 제주가 ‘핫(hot)’하다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제주는 지금까지 힐링의 섬으로 사랑을 받았죠.
이제는 힐링을 넘어서 최첨단기업의 요람, 신성장 제조기업의 둥지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제주영어교육도시에 들어선 세계 최고 수준의 글로벌 교육의 매력, 끝없이 늘어나는 외국인관광객이 말해주는 천혜의 관광지로서의 매력, 창작 공간으로서의 매력도 빼놓을 수 없죠.
제주에 관한 책들도 많이 나옵니다. ‘제주에서 아이 키우기’라는 책이 인기를 끌고, ‘제주에서 한 달 살기’ ‘1년 살기’가 유행처럼 확산되고 있죠. ‘제주이민’이라는 신조어도 생겼습니다. 매년 1만 명 이상 제주인구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경기도에서 제주도로 이사 온 분들도 많습니다. 제주사람, 경기사람이 섞이면서 수많은 인연이 맺어지고 있습니다.
사실 제주도만큼, 아니 제주도보다 더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곳이 경기도라고 생각합니다. 원래 경기도가 대한민국의 중심 터전이기도 했지만, 경기도는 남경필 지사 취임 이후 ‘NEXT 경기 비전’을 토대로 굉장히 역동적인 변화, 안정적인 성장을 이루어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연정’은 남경필 지사의 랜드마크입니다. ‘경기연정 20개 합의사항’이 진행되는 과정을 보면서 남 지사의 리더십과 경기도민의 성숙한 정치의식이 느껴졌습니다. 무엇보다 싸우지 않고 정치를 할 수 있다는 중요한 단면을 보여준 것은 우리 정치사에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제주에서 ‘협치’라는 새로운 정치실험을 하고 있는데요. 제주도의 협치는 생각이 달라도 연대하고 서로의 차이를 좁혀 나가면서 공통점을 찾아 최대한 협력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큰 틀에서 본다면, 관이 독점하던 정책결정과정에 주민참여를 확대하고 권한까지 부여해서 수평적 협력을 이루자는 것이지요. 서로 일하는 방식과 일하는 관계설정을 다시 하자는 겁니다.
특히 의회나 정치권은 제도적으로 목소리를 낼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한 도민의 순수한 의사를 정책에 담아내보자는 새로운 시도입니다. 협치는 행정이 가진 고유한 권한을 내려놓자는 것입니다. 내가 먼저 내려놓고 상대방에게 그 권한을 넘겨주는 것이죠. 궁극적으로 경기도의 ‘연정’이나 제주도의 ‘협치’ 모두 상대방에게 넘겨주고, 상대방을 인정하는 것에서 출발하는 것이라 여겨집니다.
경기도의 ‘연정’, 제주도의 ‘협치’ 도전은 결국 우리 사회, 우리나라의 모든 문제는 정치가 변해야 해결된다는 공감대에서 출발합니다. 공존과 합의로 발전적 에너지를 이끌어내는 사회가 되려면, 정치가 싸움과 대결에 함몰되지 말아야 합니다.
정치가 합의의 선도 역할을 해야 합니다. 뼈를 깎는 개혁의 의지가 정치권에 필요하고, 지방정부 차원에서도 먼저 서로 존중하고 인정하고 서로의 장점을 활용하는 시도는 그 자체로 가치가 있습니다. 그래서 지난달 31일 제주도와 경기도가 손을 잡은 것은 상생협력의 새로운 이정표가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비정상적인 정치와 행정에 유연함을 부여하고 지역간의 상생협력에 대해 제주와 경기, 도민을 넘어 우리 국민들도 신뢰를 가질 수 있는 일종의 청량제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제주도와 경기도의 도전과 혁신이 전국적 모범사례가 되기를 기대해봅니다. 제주도의 가치도 경기도와 함께 나누겠습니다.
제주의 꿈은 세계의 혁신 리더인 ‘애플’이 되는 것입니다. 애플은 작은 창고에서 기발한 아이디어와 열정, 기술로 출발해 세계기업으로 성장했죠. ‘작지만 강한 제주’가 대한민국의 미래 발전의 원동력이 되지 말라는 법이 없습니다.
2030년까지 전력의 100%를 청정에너지로, 자동차의 100%를 전기차로 바꾸는 탄소없는 섬 제주 프로젝트, 글로벌 에코 플랫폼 제주, 스페인의 마요르카, 미국 마이애미처럼 유명인사가 찾는 셀럽의 섬, 남북교류의 가교 역할을 위한 제주-북한연계 크루즈라인 개설 등 대북 5대 제안, 제주의 바다와 하늘을 2배 이상 키울 공항과 크루즈 항만 인프라, 무엇보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와 같은 제주의 자연환경 가치를 활용한 제주의 변화와 혁신이 그 밀알입니다.
우리 시대에 요구되는 자유와 다양성, 세계화와 개방, 소통과 화합, 지속가능한 성장이라는 정신을 위해 손을 맞잡은 경기도와 제주도가 할 일이 많습니다. 북쪽 끝과 남쪽 끝이 경제와 평화, 미래를 위해 힘을 모았습니다.
경기도민과 제주도민은 이제 이웃입니다. 이웃끼리 힘을 모으고 지혜를 짜낸다면 상생의 길이 활짝 열릴 것입니다.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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