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리더는 타고나는 것일까? 만들어지는 것일까? 아쉽게도 오십을 바라보는 세월을 산 필자가 보기에는 타고나는 요인과 가정교육이 근원을 이룬다고 생각한다. 좋은 가정교육을 통해 습득한 몸에 밴 올바른 습관들과 인간미가 밑바탕이 되어 좋은 인성을 갖추는 토대를 이루기 때문이다.
여기에 학창시절 학문을 통한 인격형성 과정을 통해 인간에 대한 존엄과 애정을 갖춘 사람이 진정한 리더로 거듭나는 경우를 많이 보았기 때문이다. 반면 그렇지 못한 경우 특히 요령과 처세술로 오로지 성공만을 목표로 어느 정도 사회적 지위에 도달한 사람은 후일 집중적으로 리더십 프로그램을 이수하고, 고위 공직자 과정을 아무리 이수해도 본성까지 따스함을 갖추기는 무리라고 평가하는 것은 지금까지 내린 나의 결론이자 편견이다.
우리는 누구나 리더가 되길 소망한다. 성공하고, 출세하고, 사회적으로 인정받아 높은 지위에 오르기를 원한다. 오늘날 대한민국의 부모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사교육 광풍’의 회오리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자신의 아이들이 후일 이 사회의 리더가 되기를 바라는 ‘선한 욕심’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소망은 높은 교육열이 지닌 긍정적 측면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다시 한 번 스스로 자문해 보아야 한다. 이 시대가 요구하는 진정한 리더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
리더의 자질은 단순히 기계적으로 받는 교육으로 형성되지 않는다. 미국의 조직심리학자인 아담 그랜트에 의하면 이 세상에는 세 부류의 사람이 있다고 한다.
다른 사람을 돕는 것이 우선인 헌신하는 사람, 자신의 이익을 우선적으로 여기는 받기에만 능한 사람 그리고 다른 사람과 자신의 동등한 이익을 추구하는 연결형 사람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여러 연구 결과를 참고해 1년 동안 분석해 보았더니 남을 위해 헌신하는 사람의 성공 확률이 가장 높았다고 한다.
그 이유로 그랜트는 “헌신하는 사람은 다른 이들에게서 최고를 끌어낼 수 있고 자신 곁에 있는 사람들을 숨은 다이아몬드처럼 여겨 그들이 상상하지 못한 내면에 숨어있는 가능성을 달성할 수 있도록 투자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헌신과 양보, 배려보다는 전투와 같은 자세로 직장을 다니고 또 살아남은 자들이 승진하여 윗자리를 차지하는 ‘약육강식’의 논리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점차 국민소득이 높아지면서 선진국 수준의 가치관에 익숙해져 가고 있고, 양적 지표로만 평가되던 삶의 질이 질적 평가로 그 기준이 바뀌고 있다. 이제는 공무원 사회나 기업 등에서 요구되는 리더의 모습도 큰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BLM 증후군’이라는 말이 있다. ‘Behave Like Me’의 첫 글자를 딴 신조어로 ‘남도 나와 같아야 하고, 나처럼 행동해야 한다’고 믿는 일부 50대 이상 관리자급에서 찾아볼 수 있는 증후군이라고 한다. 오직 자신의 성공경험을 맹신하고 새로운 접근방식에 인색하며, 자신의 성공방정식에 반하는 사람을 수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종국에는 대화가 단절되고 고립되는 소통의 부재의 전형을 보여주는 인물유형이다.
만일 리더가 BLM 증후군의 속성을 가지고 있다면 그 조직에서 변화와 성장을 기대할 수 있을까? 결국 자기 확신과 신념도 중요하지만 시대와 상황의 변화를 자각하고 사고의 유연성에 기반하여 다양성을 인정하는 태도만이 ‘BLM 증후군’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이제 호령하고 윽박지르며 지휘하는 군대식 리더가 아닌 따뜻한 카리스마를 가진 리더가 예찬 받는 시대가 됐다. 이제 버럭하고 자기감정 조절에 실패하는 ‘구세대형 리더’는 아무리 상하관계가 잘 지켜지는 공직사회라 해도 더 이상 존립할 수 없다.
직원들의 아픔과 그의 눈물을 나의 눈물로, 그의 행복을 나의 행복으로 체감하는 따뜻한 카리스마를 가진 리더만이 직원들의 진정한 동의를 통해 조직을 성장시킬 수 있다. 나는 이 시대의 진정한 리더가 될 수 있을까?
송낙영 경기도의원(새정치민주연합•남양주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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