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환갑이 된 이모씨는 옷가게에 들어간 지 10분 만에 돌아나와 버렸다. 마음에 드는 옷을 들고 탈의실로 향하던 중 갑자기 변을 조금 지린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변실금 증상을 겪은 이씨는 혼자 속앓이 중이다. 민망한 마음에 어떤 병원에 가서 어떤 진료를 받을 지 묻는 것 조차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대장암센터 조현민 교수(사진)는 “변실금 환자는 수치심과 민망함 때문에 외출을 꺼리게 되고, 삶의 질 저하와 우울증까지 초래될 수 있어 신속하게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변실금 증상과 치료법 및 생활 속 예방법을 소개한다.
인구 2~7%가 변실금 겪어… 판정은 진성실금 여부부터 시작
변실금은 방귀나 분변을 자신의 의지로 조절하지 못하고 반복적으로 새어나오는 상태를 말한다.
정상적인 배변기능은 대장에서 수분을 흡수하고 남은 내용물이 연동운동에 의해 직장 쪽으로 이동하고 직장이 대변에 의해 확장되면 직장-항문 억제 반사에 의해 항문 내괄약근이 이완되고 외괄약근은 수축이 되면서 변을 참게 된다. 대변을 볼 수 있는 상황이 되면 대변을 배출하기 위해 복압을 상승시켜 항문외괄약근의 수축을 극복하는 힘이 주어지면 대변을 볼 수 있게 된다.
그러나 항문의 괄약근에 이상이 생겨 괄약근의 근육이나 괄약근을 지배하는 신경이 손상이 되거나 직장의 탄력성이 줄어들면서 직장의 지각능력이 떨어지는 경우에 정상적인 배변기능에 장애를 일으켜 변실금이 발생하게 된다.
항문 괄약근의 손상은 치핵, 치열, 치루 등 항문수술, 항문 외상 또는 출산 시 발생하는 산과적 외상 등으로 인해 생길 수 있다. 방사선 손상, 일차성 항문 질환, 노화, 신경학적 원인들로 인해 변실금이 올 수도 있다.
인구의 약 2~7%가 변실금을 겪는다. 노인과 여성에서 흔히 볼 수 있고, 요양시설을 이용하는 환자의 약 40~50%는 변실금이 존재한다고 한다.
변실금의 정도와 양상을 판정하는 것은 환자의 증상이 진성실금인지 아닌지를 판별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치질이나 용종으로 인한 점액실금, 직장염으로 인한 절박실금, 변 매복으로 인한 범람성 실금 등을 진성실금으로 오인할 수 있다. 따라서 변실금 증상이 있을 때에는 의사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고 치료를 상담해야 한다.
병원에서는 항문진찰을 통해 회음부에 상처흔적이나 치루 등을 확인하고, 직장수지검사를 통해 항문압의 정도를 평가해 보고, 대장 내시경 검사를 통해 암이나 용종, 염증성 장질환, 단일성 직장궤양, 변매복 등을 확인한다. 진찰 결과에 따라 항문초음파검사ㆍ근전도 검사ㆍ항문내압검사 등을 추가 검사를 진행한다.
규칙적인 대변보는 시간과 정기적 횟수 유지로 예방
변실금 치료로는 식이조절 및 약물요법, 생체되먹임 치료, 항문 괄약근 복원 수술, 인공항문 조성술, 천추신경 자극술 등이 있다.
일상생활에서는 설사를 일으키는 자극적이고 매운 음식, 커피, 맥주, 우유제품, 감귤류 과일 등을 피하는 게 좋다. 바이오피드백 치료는 항문근육을 강화시키고 항문직장 감각을 향상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비수술적 치료방법으로 그 효과를 인정받고 있다.
비수술적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수술적 치료는 괄약근 손상에 의한 변실금인 경우에 고려될 수 있으며, 외상에 의한 결손의 경우 수술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손상부위를 제거하고 남은 괄약근을 이어 붙이는 괄약근 성형술을 시행한다.
최근 천추신경자극술로 여러 형태의 변실금을 치료할 수 있으며 그 예후도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복적인 여러 치료에도 불구하고 개선되지 않을 경우 장루를 시행할 수 있다.
변실금 예방에 가장 중요한 것은 평소 대변보는 시간을 규칙적으로 정하고 대변 횟수를 정기적으로 유지하며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 충분한 수분을 섭취 등을 통해 변비나 설사를 예방하는 것이다.
류설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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