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이춘택병원
수원에 거주 중인 김명섭씨(68·가명)는 3년 전 무릎 연골 손상으로 퇴행성 관절염이 진행돼 중기 퇴행성 관절염 진단을 받았다. 그 때문에 오른쪽 보다 왼쪽 다리가 더 휘었고, 무릎 안쪽까지 통증이 전달돼 심할 경우 걷는 것 조차 힘들었다. 정상적인 일상이 불가능했지만 방법이 없었다. 우선 수술이 까다롭고, 위험한 문제가 있었다. 또 수술 과정에서 관절 내 골정이나 혈관 손상 등의 합병증을 유발하는 경우가 있어 기피하는 수술 중 하나였다. 때문에 김 씨에게도 부담이었다. 그래서 큰마음 먹고 결심한 이춘택병원(원장 이춘택)의 ‘휜다리 교정술’(High Tibal Osteotomy: HTO)이었다. 무엇보다 로봇을 이용한 초정밀 수술이라는 점이 마음에 끌렸다. 수술은 성공적이었다. 바나나처럼 휜 다리고 곧게 펴졌다. 통증도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세계 최초로 로봇을 이용한 ‘휜다리 교정술’이라는 타이틀도 따라 붙었다. 그렇게 김 씨의 인생도 다시 꿈틀되기 시작했다.
김 씨에게 새로운 삶을 선사한 ‘휜다리 교정술’은 이춘택 병원이 지난달 21일 로봇을 이용해 수술에 성공한 세계 첫 사례다. 이춘택 병원이 수술한 ‘휜다리 교정술’은 무릎 아래 경골 안쪽 뼈를 잘라 각도를 만든 뒤 다리 축을 일자로 맞추고 금속판과 나사를 이용해 견고하게 고정하는 수술이다.
자신의 관절을 보존한 채 뼈의 세로축을 반듯하게 교정함으로써 무릎 안쪽에만 집중됐던 체중을 무릎 전체로 골고루 분산시키는 원리다. 이를 통해 심미적 효과뿐 아니라 통증 감소와 관절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
효과가 좋은 수술이지만, 문제는 있었다. 바로 까다롭다는 점이다. 특히 무릎 뼈를 잘라내는 기술이 어렵다. 기존 교정술은 사람이 직접 잘라내 무릎 뼈의 각도와 깊이를 특정하고 수술도구로 절삭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자칫 잘못해 너무 깊이 절삭할 경우 뼈 자체가 골절되거나 뼈 주위의 중요한 신경과 근육을 손상시킬 위험성이 있었다.
이춘택병원은 이 문제를 병원의 특화된 기술인 ‘로봇’으로 해결했다. 이춘택병원의 씽크탱크라고 할 수 있는 이춘택병원 (주)부설연구소의 끈질긴 연구의 결과였다.
과정도 위험성도 최소화됐다. 우선 수술한 환자의 뼈 모양의 3차원 CT를 이용해 컴퓨터에 입력, 시뮬레이션을 통해 위험성을 낮춘다. 또한 수술계획에서 세웠던 데이터를 로봇에 입력, 뼈의 위치를 정확히 산출해 최적의 절삭위치를 찾는다.
이를 기반으로 ‘로봇팔’이 오차 없이 뼈를 절삭한다. 오차 범위가 0.5㎜ 내외로 정밀하며, 절삭기가 뼈를 깎고 나서 뒤로 후퇴하는 방식으로 뼈 골절 위험도 낮췄다.
여기에 종전 수술과 달리 자신의 관절을 보존한 채 퇴행성 관절염의 진행 속도를 늦출 수가 있고, 본인의 관절을 이용한 수술이다 보니 합병증과 부작용의 발생이 낮다. 따라서 재활과 치료기간이 빠르다.
이춘택 병원은 김 씨에 이어 비슷한 증상으로 고통 받은 다른 2명의 환자에게도 로봇을 이용한 휜다리 교정술을 진행, 성공했다.
이춘택병원의 로봇수술은 이미 정평이 나있다. 지난 2002년 국내 최초로 인공관절 수술용 로봇이 ‘로봇닷’을 도입해 끊임없는 R&D로 지난해 11월 세계 최초로 초정밀 로봇 인공관절 수술 1만 명 돌파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또한 뼈를 깎아내는 속도를 줄인 절삭 시스템은 ‘로봇을 이용한 관절 절삭 시스템’이라는 제목으로 지난 2008년 3월과 올해 3월 한국과 미국에서 동시에 특허를 획득하기도 했다.
이춘택 병원장은 “이춘택병원은 끊임없는 기술개발을 통해 관절로 고통 받는 환자들에게 불편함 없는 일상을 선사하기 위해 정진하고 있다”라며 “이번 휜다리 교정술 역시 기존 수술의 패러다임을 바꿔 이룩한 의료적 진보”라고 말했다.
박광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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