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하브루타’와 오산의 토론축제

토론은 시민참여학교와 함께 교육도시 오산의 간판 교육 프로그램이다. 거침없이 소통하고 자신 있게 말하는 토론교육은 이스라엘의 전통교육으로 알려져 있다.

과학자 아인슈타인과 발명가 에디슨, 소프트웨어 제왕인 빌게이츠, 한 때 미국 경제의 제왕으로 불렸던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가 유대인 출신이다.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적 인재를 배출하는 이유를 물으면 그들은 ‘하브루타’(havruta)를 말한다. 하브루타는 짝을 이뤄 질문을 주고받으며 치열하게 논쟁하는 이스라엘의 전통 교육법이다.

모든 문제에 정답이 있을 수는 없다. 논리적이면서 창의적 대안을 만들어내는 토론이 오히려 정답이다. 타인을 배려하고 자신의 의견을 합리적으로 주장할 수 있도록 해 의사소통 능력을 배가시킨다. 절차를 중시하고 그 절차를 통한 결론을 받아들이게 해 민주사회의 기본 덕목인 상대에 대한 존중과 예절을 갖추게 한다.

오산시가 혁신교육도시로 지정된 뒤 토론문화 조성에 발 벗고 나선 것도 이런 교육적 효과를 중시했기 때문이다. 초중등 100여 명 교사들이 토론연구회를 자발적으로 조직하고 수업에 토론 프로그램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학생 동아리도 활발해졌다. 매월 학교에서 토론대회가 열리고 연말에는 전체 리그전을 진행한다. 현재 오산시 초중고 대부분에는 토론 동아리가 한두 개씩 만들어져 있고, 이름도 ‘시나브로’ ‘창과 방패’ ‘어울림’ ‘미네르바’ ‘사고뭉치’ ‘똘레랑스’ ‘오산이슈’ 등 참신한 게 많다. 지난해에는 400여 명이 참가하는 토론축제를 열었다.

일선 교사들의 연구 발표를 보면, 학생들의 토론매너와 논리력이 높아지고 자신감 넘치는 태도는 물론, 성적도 오른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산시는 이제 오산을 넘어 학교 토론문화의 전국 확산에 나섰다. 오산 학교들의 토론리그 경험을 살려 8월 14일~15일 한신대학교에서 ‘제1회 오산시 전국학생토론대회’를 연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진행되는 ‘디베이트’ 식 토론리그다. 오산시와 한신대학교, 솔브릿지국제대학이 공동주최하고 교육부와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경기도, 경기도교육청이 후원한다.

초중고 48개 팀씩 144개 팀이 참가하는 이 대회는 양쪽에서 3명씩 나와 논전을 벌이는 ‘오산식 디베이트’라는 의회식 대립토론방식을 적용한다. 예선리그를 통과한 팀끼리 토너먼트를 벌여 우승팀을 가린다.

교육도시 오산이 펼치는 토론축전 마당이 토론문화 확산의 초석이 됐으면 좋겠다. 전국에서 모인 학생들이 치열하게 다투면서도, 서로 생각을 나누고 함께 즐기기를 기대한다.

곽상욱 오산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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