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관광공사(이하 ‘공사’)가 인천도시개발공사에 흡수 통합된 지 4년여 만에 부활한다는 소식이다. 굳이 고용 효과나 외화가득률 따위의 통계 수치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관광산업은 분명히 21세기를 선도하는 고부가가치 산업이라는 사실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그런데 오늘날 인천의 관광현실은 그리 맑지만은 않다. 시민들의 애환과 추억이 담긴 송도 유원지는 중고자동차 단지로 전락했다. 수만명의 관광객을 끌어 모으던 드라마 세트장들은 소리 소문도 없이 폐허로 변했다. 수백억원의 혈세가 들어간 월미은하레일은 할일없이 멈춰서 있다. 레저관광도시를 꿈꾸던 용유-무의도에는 여전히 허름한 횟집들만 즐비하다. 자괴감마저 들 지경이다.
이 모든 것이 공사가 도시개발공사에 통합된 이후 벌어진 현상들이다. 물론 이를 공사의 부재만으로 몰아가는 것은 다소 억지일 수도 있다. 그렇다고 그저 우연으로 치부하는 것도 어딘가 부자연스럽다.
관광산업을 이끌어갈 명확한 주체가 없다보니 인천관광이 그 이전에 비해 확실히 위축되고 활력을 잃어 왔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천관광공사가 부활한다니 참으로 반갑고도 고마운 노릇이다.
이제 남은 것은 새롭게 출범할 인천관광공사가 과거의 전철을 밟지 않고 주어진 책무를 훌륭하게 수행할 묘책을 찾아내고 힘을 실어주는 것이다. 하여 도시 마케팅에 관심을 두고 연구해 온 한 사람으로 짧은 소견이나마 감히 몇 가지 조언을 드리고자 한다.
첫 번째는 신설될 공사가 관광은 물론이려니와 도시마케팅 전반을 관장하는 조직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마케팅의 대부 필립 코틀러 박사는 도시마케팅을 “‘도시, 주, 지역, 국가’ 등이 주체가 되어 ‘관광객, 새로운 거주자, 컨벤션, 사무실, 공장’ 등을 유치하기 위해 경쟁하는 활동”이라 정의했다.
이에 따르면 도시 마케팅은 도시 간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전략적 방편이며, 관광은 그것을 위한 수단의 하나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새로운 공사는 관광을 중심으로 도시 홍보, 브랜드 가치 제고, 도시 경쟁력 강화기능까지 수행해야 한다.
두 번째는 관광객 유치에 있어 지나치게 외국인 관광객에만 치중하지 말고 국내 관광객에도 관심을 두자는 것이다. 요우커(遊客, 중국인 관광객)로 대변되는 외국인 관광객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모르는 바 아니지만 수도권 2천500만명의 내수 시장 역시 무시할 수 없다.
가족여행, 수학여행, 체험학습 등과 같은 다양한 인트라 바운드(intra-bound) 시장을 공략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대통령과 정부여당도 ‘여름휴가는 국내에서’를 외치는 시대가 아닌가.
마지막으로는 보다 확실한 자체수익구조를 갖추어야 한다는 점이다. 전국 공기업 중 거의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제주관광공사의 경우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일컬어지는 시내면세점이라는 확실한 카드가 있다.
주지하다시피 공공부문의 관광(마케팅)관련 기관은 돈을 벌기보다 ‘잘’ 쓰는 것이 중요한 조직이다. 벌지는 못하고 쓰기만 한다고 해서 ‘돈 먹는 하마’ 취급하는 건 곤란하다. 관광객이 는다고 해서 공사의 수입으로 직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공사의 경영실적은 전반적인 지역경제 차원으로 평가하는 것이 마땅하다. 시민사회의 보다 깊은 이해와 인내심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시정부와 시민사회가 적극 돕고 공사가 만전의 노력을 다한다면 우리가 염원하는 ‘세계 최고의 관광도시’ 인천의 꿈은 머잖아 현실화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상구 인천대 경영학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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