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윌스기념병원
전국을 감염 공포로 몰아간 메르스 사태로 우리나라 특유의 간병 문화가 뭇매를 맞았다.
가족 혹은 간병인이 환자를 돌보기 위해 좁은 병실에 상주하고 친인척의 잦은 병문안에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지적이다.
그렇다고 거동이 불편한 내 아버지, 어머니, 자식 등을 홀로 병원에 입원시켜 놓는 것 역시 ‘방치’라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 우리 특유의 정서다. 이러한 가운데 떠오른 대안이 바로 ‘포괄간호서비스’다.
이를 국내 척추전문병원 중 최초로 포괄간호서비스를 도입해 전국적인 벤치마킹 대상으로 자리잡은 수원 윌스기념병원을 통해 알아봤다.
윌스기념병원은 지난 2년간 포괄간호서비스를 시행, 안정적이고 빠른 시스템 정착으로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을 수상받고 ‘2015년도 포괄간호서비스 시범병원 확대를 위한 대전,충남,충북지역 병원장 정책간담회’의 모범사례로 주목받은 바 있다.
◇환자 중심 시설 개선 및 서비스 조기 정착시켜 주목… 환자 만족도 80~90%대로 매우 높아
포괄간호서비스는 보호자나 간병인이 상주하지 않고 24시간 간호사, 간호조무사가 전문 간병서비스를 제공하는 제도다.
간병비 부담 해소와 의료서비스 질 향상을 위해 국가시책으로 2013년 7월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윌스기념병원은 척추전문병원 중 유일하게 2013년 ‘보호자 없는 병원’ 시범사업 수행기관으로 선정돼 병동 시설 개선과 인력 채용 및 교육을 실시했다.
2014년 보호자 없는 병동에서 포괄간호서비스로 명칭이 바뀌었고, 66개 병상에서 시작된 포괄간호를 127병상으로 확대하며 전체 병동의 약 90%를 시행하고 있다.
2015년 포괄간호서비스는 수가시범사업으로 체계가 바뀌면서 전국 병원 중 7개 기관이 수가시범사업을 개시했으며, 41곳(7월 기준)이 시행 중이다. 평균 하루 7~8만원의 간병비가 소요됐지만, 올해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돼 서비스 이용 금액도 평균 간병비보다 줄었다.
하지만 병원 측이 포괄간호서비스 병원으로 인증받기 위해서는 간호인력, 시설, 장비 등을 갖춰야 하는데 유지비용이 보전 되지 않아 제도 도입에 어려움을 겪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중소병원의 경우 안정적인 간호인력 조차 확보하기 어렵다.
윌스기념병원을 주목하는 이유다. 윌스기념병원은 채용이 어려운 간호인력을 지역간호사외 및 대학 간호학과와 유기적인 협력으로 충원하며 포괄간호서비스 제도를 전체 병상의 90%까지 확대하는 기반을 마련했다. 또 팀간호체계를 구축하고 시간대별로 담당 간호사의 업무를 체크리스트를 통해 수시로 점검하고 있다.
병원 시설도 개선했다. 병동 중앙에 간호사들이 머물러 있는 메인 간호스테이션 외에 병실 사이사이 마다 별도의 서브스테이션을 설치해 환자와의 접근성을 높였다. 환자들을 위해 침대마다 콜벨은 물론 낙상방지를 위한 낙상콜을 개발 적용했다. 이는 환자 옷깃 등에 꽂아 놓은 연결 줄이 낙상 등 비정상적인 환자의 움직임을 센서로 감지하면 병실 밖 카운터에 알림 불이 들어오는 방식이다.
이 밖에 미닫이문, 환자의 동선을 체크할 수 있는 거울과 반사경 설치, 거동이 힘든 환자를 위한 재활센터 물리치료사의 병동 방문 치료, 주 3회 환자의 머리를 감겨주는 ‘샴푸데이’ 서비스 등을 시행하고 있다.
실제로 이용자들의 만족도는 80~90%대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13년 10월29일~11월 23일까지 윌스기념병원에서 이 서비스를 이용한 106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다.
‘보호자나 간병인이 상주하지 않아도 되는 점에 대한 만족도’는 ‘매우 만족’과 ‘만족’이 각각 45명(42.5%), 48명(45.3%)으로 총 87.8%를 차지했다.
‘개인간병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 해소에 대한 만족도’는 ‘매우 만족’이 44명(41.5%), ‘만족’이 49명(46.2%)으로 총 87.7%를 나타냈고, ‘간호사에 의한 간호 제공에 대한 만족도’는 ‘매우 만족’이 53명(50.0%), ‘만족’이 44명(41.5%)으로 91.4%가 만족했다.
또 ‘다시 입원을 하게 되면 보호자 없는 병동을 이용하겠느냐’는 질문과 ‘주위 분들에게 추천하겠느냐’는 질문에는 ‘매우 그렇다’와 ‘그렇다’의 응답이 87~88%를 차지해 보호자 없는 병동에 대한 높은 신뢰감을 보였다.
박춘근 병원장은 “포괄간호서비스는 전문인력이 환자를 좀 더 안전하게 질높은 간병서비스로 돌볼 수 있는 제도로 의료선진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해 적극 도입했다”면서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은 만큼 지속적으로 제도 안정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류설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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