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동구이야기, 만석동의 큰 희망

시민이라면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의 현황과 미래에 대해 알고 있는 것도 괜찮다. 인천은 300만 명이 살고 있는 도시로 인구 규모로만 따졌을 때, 전국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다. 원도심 지역에 속한 동구는 인구가 약 7만 4천 명에 달하며, 행정구역으로는 11개 동이 있다. 동구는 약 60% 정도가 공업지역일 정도로 공장도 많다.

현대제철·두산인프라코어·동국제강 등이 있고, 아시아 최대 규모의 인천산업유통센터가 자리 잡고 있다. 인천시의 모태가 된 도시답게 역사와 문화의 흔적이 많은 지역이기도 하다. 그래서 캐치프레이즈는 ‘역사의 숨결 문화도시, 인천 동구’이다.

그러나 동구라는 지역을 지도로 살펴보면, 각 구 중에서 가장 작은 면적(7.1㎢)의 행정구역이라는 사실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인천에서 구제(區制)가 실시된 지난 1968년에는 시 인구가 55만5천명에 불과했고, 시 면적을 4개 구로 분획하면서 인구 기준으로 구간 형평을 맞추는 바람에 동구의 면적은 매우 좁아졌다.

한가지 더 불합리한 사실은 동구라는 명칭이 ‘동쪽에 있는 구’를 의미하는데, 지도상 서쪽에 위치한다는 점이다. 아마 옛날 시청(현 중구청)부지를 기준으로 방위명을 사용한 것 같지만, 어떻게 서쪽에 있는 지역을 동구로 정했는지 잘 모르겠다. 행정구역 개편과 구명 개칭은 언젠가 풀어야할 숙제라고 생각한다.

구청장의 일은 광범위하다. 동구가 오래된 도시이다보니 신도시와 비교해 여러모로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동구만의 특성과 장점은 분명히 있다. 도시가 발전하고 행복한 삶의 터전으로 변화하는 일을 하는 데 구청장으로서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이와 함께 지리적으로 서해 바다에 면한 동구는 성장 잠재력이 크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만석동이 있다.

이제부터 큰 희망을 얘기해 보고자 한다. 만석동은 옛날에 세곡(稅穀), 즉 쌀이 많이 들어오는 곳이어서 만석리(萬石里)라고 불리었던 곳이다

. 이곳을 도시계획적으로 살펴보면, 크게 번영하는 지역이 될 것으로 본다. 작약도가 만석동 앞바다에 위치해 있는데, 인천시는 그 섬의 부지에 호텔·청소년수련원·요트장 등을 지어 인천공항과 연계한 국제적 관광단지로 개발할 계획이다. 그렇게 되면 수많은 일자리 창출은 물론이고 상당한 구세를 거둬들이게 돼 그 재원으로 만석동을 비롯한 내륙에 재투자가 가능해 질 것이다.

삼미사 부근에서 만석부두에 이르기까지 광활한 공업지역은 도시개발예정지로 돼있기 때문에 해양관광테마파크로 개발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다. 북성·만석포구에 접한 십자수로 역시 그 일부를 매립해 친수공간·관광시설·어시장 등을 조성하는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중구의 내항부두·월미도에서 만석·화수부두로 이어지는 해안둘레길 조성도 빼놓을 수 없는 과제이다.

인천은 바다가 없는 도시다. 인천내항에서 만석동에 이르기까지 산업시설이 대부분을 점하고 있어 바다 구경을 할 수 있는 곳은 월미도가 유일하기 때문이다. 꽉 막힌 바다가 열려야만 인천의 모습이 된다. 바다를 낀 동구와 만석동의 지리적 상황은 더디지만, 불가피하게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이다.

‘훤하게 트인 바다! 해양관광도시, 동구, 만석동!’ 생각만해도 기분이 좋다. 동구와 만석동의 이미지는 그렇게 통하기를 바란다.

이흥수 인천 동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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