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주 동안 휴가를 보내면서 간간히 식당에서 듣게 되는 뉴스를 통해 사건 사고 소식을 들을 때마다 “참 세상이 각박하다”, “무섭네” 등의 놀라움과 두려움으로 식당 주인들과도 쉽게 대화를 하게 되었다.
한 동안은 막장드라마와 같은 뉴스가 많았는데, 요즘 들어서는 살인이나 자살 등 “참극”을 보도하는 타인의 생명뿐만 아니라 자신의 생명도 한 순간에 끊어버리는 사건도 다반사인 것 같다. 소위 말해 ‘욱 범죄’가 두려운 수준이다.
범죄의 발생 건수뿐만 아니라 그 수위도 높아서 한두 번 주먹이 오가는 수준을 넘어 평생의 불행으로 남기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과거의 고도성장시기와 같이, “앞으로 더 잘 될거야”라는 식의 긍정적 사고나 계층 상승의 기회가 없고 무엇을 해도 평생 알 수 없는 불안의 시대라서 그렇게 되어 가고 있다는 해석이다. 나는 여기에 덧붙여서, 언제부터인가 우리사회가 유치원 때부터 끝없는 상대평가를 강요해 온 결과가 아닌가한다.
절대평가와 상대평가! 사실, 같은 결과를 놓고 해석하는 접근의 차이에 불과하다. 그렇지만, 평가를 받아들여야 하는 입장에서는 결코 같은 결과로 느껴질 수 없는 차이이다. 절대평가와 상대평가가 같은 경우는 1등과 꼴등뿐이다.
1등과 꼴등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은 절대평가의 결과와 상대평가의 결과가 같게 나올 수 없다. 그러나 그것보다도 상대평가가 사람들을 결코 만족시킬 수 없는 것은 1등도 결코 안심할 수 없다는 점이다. 절대평가와 같이, 일정한 수준을 미리 정해 놓고 그 수준에 얼마나 도달하느냐를 평가하는 것은 어쩌면 내가 얼마나 노력하느냐에 달려 있지, 다른 사람의 노력 여부와는 그다지 상관이 없다.
그러나 상대평가에서는 내가 얼마나 열심히 하느냐 보다도 남과 비교해서 얼마나 열심히 하느냐 또는 얼마나 했느냐가 평가의 기준이다. 내가 얼마나 열심히 했느냐 또는 어느 수준에 도달했느냐는 그 다음이다. 가장 큰 불행은, 절대평가에서는 나보다 잘 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에게 물어보거나 노하우를 서로 공유한다고 해도 상관은 없지만, 상대평가에서는 그런 일은 위험한 일이다. 상대방의 성공이 곧 나의 실패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항상 어떤 일을 수행하기 전에 동기를 갖게 된다. 동기이론 중에서 어떤 일을 할 때, 일 자체를 수행하고 완성하는 것이 즐거워서 하고자 하는 동기가 내재적 동기라고 하면, 어떤 일을 수행함으로써 얻어지는 보상 때문에 일을 하고자 하는 동기는 외재적 동기라고 한다.
즉, 일 자체 보다는 그 일에서 얻어지는 돈이나 명예, 진급 등을 말한다. 우리는 외재적 동기에 의해서 일을 하게 되고 또한 그 원하는 바가 이루어졌을 때 우리는 행복해 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그러나 많은 연구에서 내재적 동기로 인해서 일을 하는 것이 외재적 동기보다 우리에게 더욱 크고, 오래 가는 행복감을 준다고 한다.
즉, 일 자체를 즐길 때 우리는 더욱 행복을 느낀다는 것이다. 그러나 내재적 동기는 상대평가 방식으로 평가될 경우에는 형성되기가 어렵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소탐소행(小探小幸), 타인과의 비교에서 오는 피곤함은 잊어버릴 정도로 어렵겠지만 나만이 즐길 수 있는 작은 것을 찾고 거기서 오는 기쁨과 즐거움을 만들어 가는 것은 어떨까?
송민경 경기대학교 청소년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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