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7월29일은 몽골의 정치사에서 기념비적인 날이다. 세계에서 구소련에 이어 두 번째 사회주의 국가로 탄생된 몽골에서 처음으로 민주적 절차에 의한 자유선거가 실시된 날이기 때문이다. 몽골은 사회주의를 탈피하고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로 성공적인 체제 전환을 이룩한 나라이다. 민주화 과정에서 피 한 방울 흘리지 않았다는 것이 그들의 자랑거리이다.
민주주의가 발전될수록 외교의 주체와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외교가 한 때 중앙정부의 전유물이었던 시절이 있었지만, 지방자치제가 발전하면서 지방정부의 외교가 계속해서 중요해지고 있다. 그런 점에서 몽골 정부가 2015년 7월 29일 몽골 민주화 25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하는 즈음에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7월15일부터 3일간 몽골을 방문한 것은 시의적절하고, 또 그만큼 특별한 의미도 있다.
남 지사는 몽골 방문중 의회 지도자들과 연쇄 면담을 가졌고, 경기도의 지원으로 23번 학교에 설치된 스마트한국어교실 수업을 참관하였으며, 또한 바투울 울란바토르시장과 만나 양 지역간 우호협력 협약을 체결하고 경제, 의료보건, 관광, 과학기술, 문화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적인 교류와 협력을 증진시켜 나가기로 하였다. 경기도가 몽골의 도시와 우호협력 협약을 체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기도는 2004년부터 마을 공동우물 조성 등 몽골에 공적원조개발(ODA) 사업으로 총 16억원을 지원하였다. 특히, 2014년부터 11개 학교에 스마트한국어교실을 구축하였고, 앞으로도 교육 분야에서의 지원을 계속하기로 하였다. 이를 통해 몽골에서 한국어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이 생길 것으로 기대된다.
몽골의 미래 세대에 대한 투자는 한.몽 관계의 미래를 더욱 밝게 한다. 현재 몽골에는 20개의 대학교에서 2천200명의 대학생이 한국어를 전공하고 있고, 중.고등학교에서는 2천명의 학생이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다. 강투무르 몽골 교육문화과학부장관은 몽골이 세계 10대 자원부국이긴 하지만, 몽골의 미래가 눈에 보이지 않는 지하자원이 아니라, 몽골인의 능력 배양 증진에 달려 있다면서 교육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우리의 원조를 기대한바 있다.
ODA 사업은 주요한 외교 수단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단기간에 외국의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로 탈바꿈한 경험을 갖고 있어, 이러한 우리의 개발 경험은 몽골과 같은 개도국에게는 매력으로 비쳐지며, 우리의 국가브랜드를 향상시키고, 궁극적으로 우리 제품의 인지도를 높여 기업의 진출에도 큰 도움이 된다.
한국과 몽골은 문화적으로, 인종적으로 그리고 정서적으로 특별한 유대를 바탕으로 한 ‘형제의 나라’이다. 한국에는 몽골 전체인구의 1퍼센트에 해당되는 3만 명이 거주하고 있어, 세계에서 가장 많은 몽골인이 살고 있는 나라이다. 몽골에는 3천명의 한국인이 살고 있으며, 양국간 연간 15만 명이 왕래를 하고 있다. 이러한 활발한 인적 교류를 통해 양국관계는 지속적으로 발전해 왔다.
한국에 체류하는 외국인 숫자가 170만 명을 넘어서며, 이제 다문화, 다인종 사회라는 표현은 더 이상 낯설지 않게 되었다. 정보통신기술이 급속도로 발달되면서 한국사회에서 외국인 관련 뉴스가 보도되면, 이는 하룻밤 사이에 그들의 출신국으로 전파된다. 즉, 한국에 사는 몽골인에 대한 크고 작은 부당한 처우에 관한 뉴스는 몽골사회에서 매우 예민하게 받아들여지게 되고, 그것은 즉시 재몽골 한인사회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
곤칙도르지 몽골 국회부의장은 남경필 지사에게 한국에 사는 몽골인의 절반이 경기도에 거주한다고 하면서, 몽골인에게 특별한 관심과 지원을 해준 경기도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는 경기도민 모두가 관객이 아니라 플레이어로서의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데 따른 것으로 평가된다. 이 또한 중요한 외교 영역으로서, 재몽골 한인사회와 몽골에 진출한 우리 기업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낳게 할 것이다.
금년 한몽 수교 25주년을 맞아 몽골에서는 지난 5월부터 오페라 공연, 한국영화제, 한식 페스티발 및 K-pop 공연 등 다채로운 기념행사가 개최되었다. 몽골과의 문화 한류에서 시작된 우의가 경제적 시너지 효과로 이어지고, 계속해서 과학 한류, IT 한류 및 교육 한류에로까지 실질협력의 외연이 확장될 것이다. 민주주의 발전에 따라 외교의 주체와 영역이 다양화되고 확대되는 과정에서 경기도와 경기도민의 더 많은 활약이 기대된다.
오송 주몽골 한국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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