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가뭄 속에 단비가 내렸다. 두 달째 이어진 가뭄으로 타들어가던 농민들은 잠시나마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태풍으로 피해를 입은 농가들의 소식은 또 한번 가슴을 아프게 하지만 모처럼만에 내린 비가 목마른 대지를 적신 것은 분명했다.
이처럼 비가 반가웠던 까닭은 작년과 올봄 가뭄으로 수도권 지역, 특히 강화ㆍ파주를 중심으로 논바닥이 말라 갈라졌고 한강의 주요 급수원인 소양댐과 충주댐이 역대 최저 수위에 근접했기 때문이다. 강화지역에서 작년 한 해 동안 내린 비는 606mm로 기상관측 이래 최저를 보였다.
이는 평년대비 37.7%, 파주지역은 52.7%로 극심한 강우량 부족에 따라 모내기를 못하는 논이 발생하고 모내기를 했더라도 물마름 현상으로 벼가 말라죽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달 말까지 비가 충분히 내리지 않으면, 생활용수 및 식수 공급까지 차질이 우려됐던 상황이었다.
이제 가뭄은 그 정도만 다를 뿐 지속적으로 반복되고 있다. 1994ㆍ1995ㆍ2001ㆍ2008ㆍ2009ㆍ2014년에도 심각한 가뭄으로 막대한 재산피해와 정신적 고통을 겪은 바 있어 이제는 가뭄에 대한 근본적이고 장기적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앞서 언급한 강화, 파주와 같이 한강 등 안정적 취수원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
국가의 수자원량이 지역에 따라 다르고 같은 지역에서도 수리시설 설치 여부에 따라 다른 만큼 개선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우리는 지형적으로 댐, 보 설치 등으로 풍부한 수자원을 누리는 지역과 그렇지 못한 지역, 또한 풍부한 수자원을 옆에 두고도 누리지 못하는 지역으로 구분해 가뭄에 대한 각각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먼저 풍부한 수자원인 한강을 옆에 두고도 누리지 못하는 여주ㆍ이천지역은 일부 저수지나 지하수에 의존한 영농방식으로 최근 기상변화로 인한 하천의 건천화 및 지하수위 저하 탓에 영농기에 물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 남한강 물을 급수할 양수장, 용수로 등 수리시설이 부족해서 급수를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지속된다.
농식품부와 한국농어촌공사는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이미 2008년 이천 백신지구(급수면적 1,704㏊) 다목적농촌용수개발사업을 이미 착수하였으며, 또한 4대강 사업으로 확보된 수자원을 필요한 지역에 공급하려고 금년엔 여주 점동지구(급수면적 2,648㏊) 다목적농촌용수개발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진행 중이고, 또한 여주 북내지구(급수면적 810㏊) 하천수 활용 농업용수공급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강화, 파주와 같이 수자원이 부족한 지역에 대해서는 자체적인 저수지 등 수자원 개발을 우선 검토하고 그 외 대안으로는 수계연결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
수계연결이란 풍부한 한강 물을 관로 또는 수로를 설치해서 수자원이 부족한 강화, 파주지역에 공급하여 수자원이 풍부한 지역에서 바다로 방류되는 하천수를 수자원이 부족한 지역에 공급하는 사업으로 특히 극심한 가뭄을 겪는 강화지역의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자 올해부터 한강 수계 연결 및 저류지 설치 등에 대한 기본조사를 추진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언급한 바와 같이 수자원이 풍부한 한강변의 수리시설 미설치 지역에 대한 수리시설 설치 및 수자원이 부족한 지역에 대한 수자원 개발 및 수계연결사업 등을 통해 국가 수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여 물 부족 국가로서 향후 가뭄을 극복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전승주 한국농어촌공사 경기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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