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시론] 어릴때부터 안전띠 착용 습관화를

지난 4월28일 서울 올림픽대로에서 버스 3대가 충돌했다. 화물차 낙하물 때문에 관광버스가 멈췄고, 뒤따르던 광역버스와 공항버스가 이를 충돌한 것이다.

이 사고로 광역버스 승객 29명 중 1명이 숨지고 24명이 다쳤다. 하지만 관광버스와 공항버스 승객은 큰 피해를 입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광역버스 승객과 달리 대부분 안전띠를 매고 있었기 때문이다.

교통사고는 예방이 최선이다. 어떤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막아야 한다. 하지만 그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발생하는 교통사고가 있다면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안전띠는 이를 위한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다.

교통사고 통계나 연구도 이를 입증한다. 교통안전공단 시험에 따르면 승합차에서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았을 경우 상해가능성이 16배나 높게 나타났다. 이처럼 안전띠가 생명을 보호하는데 탁월한 효과가 있지만, 지난해 우리나라의 안전띠 착용률은 78%에 그쳤다. 일본(98%)이나 독일(98%) 등 교통선진국과 비교해 20%p이상 낮은 수치다.

특히 시내와 고속도로를 모두 운행하는 광역급행시내버스는 심각한 수준이다. 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수도권 광역버스의 안전띠 착용률은 22%에 불과했다.

안전띠 착용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통안전 의식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 차종이나 도로에 관계없이 자동차에 타서 가장 먼저 할 일은 안전띠 착용이라는 인식을 체화시켜야 한다.

안전띠 착용을 강제하는 제도개선도 강화해야 한다. 최근 일반도로에서도 뒷좌석까지 모두 안전띠를 매도록 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입법예고 됐다. 신속한 시행을 통해 전좌석, 전도로, 전차종 안전띠 착용을 제도적으로 확립해야한다. 또한 이러한 법규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단속을 강화하고 위반자는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

미국은 안전띠 미착용 시 초범도 6만원이 넘는 벌금을 내야 한다. 영국과 스웨덴은 더욱 엄격하다. 무거운 벌금과 함께 재범에 대해서는 면허정지 처분까지 내린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안전띠 착용 위반 시 범칙금 3만원이 부과될 뿐이다.

실수로 인한 인적오류를 바로잡아주는 첨단기술도 뒷받침돼야 한다. 국토교통부와 교통안전공단은 안전띠 착용률이 저조한 광역버스의 ‘승객 안전띠 경고장치, SBR(Seat Belt Remind)’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있다.

SBR은 버스에 탑승한 승객이 안전띠를 매지 않을 경우 승객에게 경고등을 통해 안내한다. 우선 수도권 버스에 시범운영 후 확대할 계획인데, 적극적인 투자와 지원이 동반돼야 한다.

마지막으로, 만 6세 미만의 유아에 장착하는 보호용장구도 확대해야 한다. 교통안전공단에서는 매년 1천개 이상의 카시트를 무상보급하고 있지만, 여전히 카시트 착용률은 선진국의 3분의1 수준에 머물러 있다.

전 좌석 안전띠 착용. 교통사고 피해를 줄이고, 나와 가족의 행복을 지키는 가장 효과적인 예방임을 잊지 말아야겠다.

오영태 교통안전공단 이사장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