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이후 타율 0.316에 홈런도 펑펑 ‘만년 유망주’ 오명 벗고 kt서 새 인생
무명 선수들에게 kt wiz는 기회의 장이자 결실의 장이다.
타 구단에서 2군을 전전긍긍하던 선수들도 이곳에 입성하면 기량을 활짝 꽃피우기 때문이다. 장시환(28), 장성우(25), 오정복(29) 등이 이 효과를 누린 대표선수들이다. 6월 들어 이를 또 한 번 입증하고 있는 선수가 있다. 내야수 박경수(31)다.
박경수는 지난 2003년 계약금 4억3천만원을 받고 LG에 입단했다. ‘한국의 알렉스 로드리게스’라는 별명과 함께 특급 유격수로 기대를 모았으나 만년 유망주에 머물렀다. LG에서 활약한 10시즌 동안의 타율은 0.241에 불과했고, 장타율도 0.340로 저조했다.
홈런도 3천번 넘게 타석에 들어서 43개를 때리는 데 그쳤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박경수는 LG와 재계약에 실패하면서 kt 유니폼을 입었다. 이적 후 주전 2루수로 자리 잡았지만 평가는 좋지 못했다. 탄탄한 수비에 비해 타격이 시원찮았다. 5월까지 타율 0.226, 장타율 0.310, 홈런 1개에 머물렀다.
그럼에도 박경수에 대한 조범현 kt 감독의 믿음은 확고했다. 꾸준히 출장 기회를 줬고, 마침내 박경수가 믿음에 응답하기 시작했다. 박경수는 6월 이후 29경기에서 타율 0.316, 장타율 0.663을 기록했다. OPS(출루율+장타율)는 무려 1.070으로 팀 내 1위에 올랐다.
이 기간 홈런도 10개를 몰아쳐 데뷔 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고지를 밟았다. 자신의 역대 한 시즌 최다 홈런은 8개(2008, 2009)였다. 타격 전 부문에서 커리어 하이를 노리고 있는 그는 2009년 이후 6년 만에 감독 추천으로 올스타전에 나서는 영예도 안았다.
스윙에 기술적 변화를 준 것이 큰 효과를 봤다. 박경수는 “타이밍이 늦어 임팩트 때 힘이 덜 실렸는데, 타격 포인트를 앞에 두면서 타구가 잘 뻗고 있다”고 말했다. 황병일 kt 수석코치도 “스윙 아크를 줄이면서 정확한 임팩트가 가능해졌다”며 “6월 들어 타율이 오르면서 자신감도 붙은것 같다”고 설명했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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