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숙 하남행복한가정상담소장
“가정폭력은 한 가정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관심이 필요한 중(重)범죄입니다”
최근 잉꼬부부로 알려져 세간의 부러움을 샀던 연예인·방송인 부부의 잇따른 가정폭력 소송 등으로 충격을 안겨준 일이 있었다. 이처럼 가정폭력이 개인의 삶을 멍들게 할 뿐 아니라 자녀에 대물림되는 등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적극적인 대응만이 가정폭력 근절의 지름길이라고 호소하는 이가 있다. 하남지역서 가정폭력 피해자의 인권보호를 위해 최일선에서 노력하는 박희숙씨(㈔정해복지부설 하남행복한가정상담소장·53)가 ‘참다운 가정’ 전도사로 불리고 있다.
지난 2001년 5월 상담소 개소 이후 줄곧 상담원 2명과 함께 내담자들의 상담은 물론 예방·홍보교육, 가정폭력가해자 교정치료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
박 소장에 따르면 이곳 상담소에 접수된 전화상담(404건)과 방문상담의 건이 한해 평균 1천100여 건으로 이 중 가정폭력(932건) 상담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특히 배우자(과거 배우자 13건 포함)가 가해자의 90% 이상인데다 신체적 폭력과 정서적 학대 등으로 피해유형과 정도가 심각한 상태.
박 소장은 “그동안 가정폭력은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일어나는 폭력’이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오랫동안 사적인 영역의 문제로 인식돼 온데다 정상적이지 못한 가정생활이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금기한 유교적 사회 분위기도 한몫했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일반인뿐 아니라 사회적 성공 여부나 저명도를 떠나 빈번히 발생하는 신체적·정신적 폭력에 대해 쉬쉬하는 사회풍토가 가정폭력을 방치해 더 큰 사회적 범죄로 악용된다고 엄중히 경고했다.
“가정폭력은 명백한 범죄행위로 이를 내버려둘 경우 나아지기는커녕 상습적·주기적·지속적으로 반복되고 시간이 지날수록 정도도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라며 “더욱 심각한 것은 대물림되는 것”이라며 박 소장은 폭력의 굴레를 벗어나려는 피해자의 적극적인 태도를 요구했다.
박 소장은 “상담실 문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기 때문에 혼자 고민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상담에 나서야 한다”라며 “한 번의 상담으로 해결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지만, 법률구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는 만큼 참여를 통해 자신이 미처 알지 못했던 자아상(自我像)을 찾아야한다”라고 강조했다.
하남=강영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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