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행복을 숨긴 곳, 찾는 곳

인간에게는 본래 행복이 주어져 있었다. 천사들은 그들의 눈에 인간들의 모습이 꼴불견으로 보여 인간의 행복을 빼앗아버리기로 결의했다. 그런데 그것을 어디에 감추느냐가 천사들의 고민이었다.

한 천사가 “저 깊은 바다 속에 숨겨두면 어떨까요?”라고 의견을 냈다. 천사장이 고개를 가로 저었다. “인간들의 머리는 비상하오. 바다 속쯤이야 머지않아 찾을 거요.” 다른 천사가 “가장 높은 산의 정상에 숨겨두면 어떨까요?”라고 제안했다. 이번에도 천사장이 고개를 저었다. “인간들의 탐험정신은 따를 동물이 없어요.

제아무리 높은 산 위에 숨겨두어도 찾아내고 말거요.” 궁리 끝에 천사장은 결론을 내렸다. “인간들 각자의 마음속 깊은 곳에 숨겨두기로 합시다. 인간들의 머리가 비상하고 탐험정신이 강해도 자기들의 마음속에 숨겨져 있는 것은 좀처럼 깨닫기가 어려울 것이오.” 천사들의 작전은 성공했다.

사람들은 마음만 먹으면 행복을 얻을 수 있는데도 늘 외부의 환경에 대해서만 불평불만을 늘어 놓는다. 흔하지만 마음속 깊이 새겨보아야 할 예화이다.

행복은 우리가 추구하는 최고의 가치며 사람은 누구나 행복을 위해 살아가고 있다. 오늘날 우리가 언제, 어디서든지 가장 많이 접하는 단어도 행복이다. 구글에서 ‘행복(happiness)’을 입력하면 불과 0.34초 만에 5억 개가 넘게 검색된다고 한다.

행복의 비밀을 알려주는 책들이 쏟아지고, 1초도 되지 않는 시간에 수억 개의 검색결과를 찾아 볼 수 있는데 왜 우리는 행복하지 못할까? 행복이 숨겨진 곳과 우리가 찾고 있는 곳이 서로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가 행복을 어디서 찾아야 할지를 해학적으로 암시하는 ‘칼 브렌틴’이라는 광대 이야기가 있다. 막이 오르면 무대에 등장한 주인공이 희미한 가로등 아래서 무엇인가를 열심히 찾고 있다. 곧 이어 경찰이 나와 무엇을 잃었느냐고 묻는다. 주인공은 집 열쇠를 잃었다고 대답한다.

두 사람이 함께 열쇠를 찾지만 끝내 찾지 못한다. 이상히 여긴 경찰은 다시 한 번 주인공에게 묻는다. “분명히 여기서 열쇠를 잃었나요?” 주인공은 “아니요, 저쪽 캄캄한 데서 잃었습니다.” 경찰이 “그럼 왜 여기서 열쇠를 찾고 있나요?”라고 다그치자, 주인공은 “여기가 환하니까요.”라고 말한다.

어이없지만 이것은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우리의 이야기인지도 모른다. 열쇠를 잃어버린 곳에서 열쇠를 찾고, 행복이 숨겨진 곳에서 행복을 찾아야 한다. 그런데 우리의 삶은 이 두 곳이 서로 다른 경우가 많다.

수많은 사람들은 서로 다르고 저마다 다른 환경에서 가지각색의 행복을 추구하며 살아가기 때문에 어떤 기준으로 행복을 잴 수는 없다. 행복에 대한 질문도 “당신은 행복한가?”에서 “나는 행복한가?”로 바꾸어야 한다. 행복은 밖에서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서 꽃향기처럼 피어난다.

멀리 밖으로 찾아 나설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일상생활에서 느끼면서 누려야 한다. 어리석은 사람은 내가 아닌 남에게서, 자신이 있는 곳이 아닌 다른 곳에서, 작은 것이 아닌 큰 것에서 행복을 찾는다.

그러나 행복은 나에 대한 남들의 생각과 행동, 외부의 조건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 아니다. 행복은 자기 마음속에 있다.

정종민 여주교육지원청 교육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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