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창출 ‘공허한 외침’… 30大그룹 절반 ‘인력 감축’

동부·현대, 지난해 5명 중 1명 ‘퇴사’

KT는 대거 ‘희망퇴직’ 단행 10.6%↓

“경영 한파” 고용상승률은 고작 0.6%

대기업 ‘비정규직 채용’ 선호도 지적

계약직비중 53%…中企의 ‘두배’ 이상

극심한 청년 실업난 속 정부의 지속적인 고용 창출 독려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30대 그룹 2곳 중 1곳은 인력을 감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악화 등으로 경영난을 겪는 그룹들이 구조조정에 나선 것이지만, 일자리 창출에 역행한다는 지적을 면키 어렵게 됐다.

5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공기업을 제외한 자산 상위 30대 대기업 중 14곳이 지난해 직원 수를 줄인 것으로 집계됐다. 우선 KT는 작년 대규모 희망퇴직을 시행, 직원 수가 2013년 말 6만6천584명에서 5만9천509명으로 7천75명(10.6%)이나 감소했다.

경영 위기에 봉착한 동부그룹의 직원 수는 2만2천96명에서 1만7천480명으로 4천256명이 줄었고, 현대그룹 또한 1천656명이 회사를 떠났다. 이 두 그룹의 직원 감소율은 19.3%에 달했다. 전체 직원 5명 중 1명꼴로 퇴직한 셈이다.

이밖에 두산그룹 1천520명, 대우조선해양 806명, 한화그룹 764명, LS 629명, 영풍 495명, OCI 324명, 동국제강 167명, 한진그룹 159명, GS그룹 118명, 대우건설 107명, KCC 37명 등 30대 그룹 중 14곳의 직원 수가 감소했다. 이는 경기 침체로 인한 기업 경영난 문제의 대응책으로 고용 감소가 우선 이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반면 현대자동차그룹과 롯데그룹, 삼성그룹, 신세계그룹, SK그룹 등이 작년에 직원 수를 늘리면서 30대 그룹 전체 직원 수는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고용이 증가한 기업으로는 현대차가 7천832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롯데 5천455명, 삼성 2천459명, 신세계 2천413명, SK 2천407명 등의 순이었다. 그러나 30대 기업 전체 고용 상승률로 보면 0.6%(8천17명)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는데 그쳤다.

이런 가운데 최근 대기업이 계약직 채용을 선호하는 것 또한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에서 최근 발표한 ‘2014년 사업체 규모별 구인 형태’ 보고서를 보면, 300인 이상 대규모 사업체의 계약직 구인 비중은 52.7%로 나타나 중소기업(20%)의 배 이상이었다.

특히 최근 정년연장ㆍ통상임금에 따라 대기업의 계약직 선호 추세가 더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세정 고용정보원 책임연구원은 “사회적 책임이 있는 대기업이 고용은 줄이고 비용부담 등을 이유로 비정규직 채용을 선호하고 있다”며 “기업의 경쟁력 제고와 사회 안정을 위해 반드시 이러한 점이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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