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하는 청춘 이유 달라도 열정은 똑같아 땀흘리며 경험 쌓고 미래설계
첫 월급을 받으면 우리는 으레 부모님께 선물할 ‘빨간 내복’을 샀다.
난방이 잘 들어오지 않던 80~90년대까지만 해도 빨간 내복에는 선물 그 이상의 정성이 담겨 있었다.
당시만 해도 첫 직장은 대부분 정규직으로 들어갔을 테지만, 우리네 청춘들은 첫 월급 대부분을 아르바이트를 통해 번다. 그렇다고 해서 소중한 첫 월급의 가치와 부모님께 드리는 정성이 달라진 건 아니다.
여전히 첫 월급에는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일하는 청춘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등록금을 마련하려고, 용돈을 벌려고, 사고 싶던 물건을 사려고, 미래의 직업에 좀 더 가까이 가기 위해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등 저마다 이유는 다르지만, 열정만큼은 똑같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PC방, 편의점, 패밀리 레스토랑 알바에서부터 놀이동산 ‘귀신의 집’의 귀신 알바와 같은 이색알바, 일명 ‘극한알바’로 불리는 새벽 택배 상하차, 고층건물 유리창 닦기까지. 아르바이트 유형과 시급은 천차만별이지만 청춘이 흘리는 땀방울은 그 자체로도 아름답다.
특히 이제 아르바이트는 더 이상 단순한 ‘돈벌이’ 수단이 아닌, 새로운 사회 경험과 미래를 설계하는 기회로 주목받고 있다. 자신의 소중한 꿈을 본격적으로 펼치기에 앞서 경험을 쌓는 데 활용하고, 차곡차곡 모은 돈으로 원하던 일에 나서기도 한다.
요즘 TV에서 유명세를 떨치는 요리연구가이자 사업가 백종원씨는 아르바이트하던 가게를 인수하며 본격적으로 사업가의 길에 들어섰다. ‘나는 아르바이트로 12억을 벌었다’의 저자 조인호씨는 주유원, 세차원, 신문 배달 등 모든 알바를 섭렵하며 종자돈을 모아 10억원대 자산을 일궈냈다.
굳이 이런 유명인사가 아니더라도 누구에게나 아르바이트는 꿈을 향한 발판이 될 수 있다. 고양의 한 복합문화시설에서 아르바이트하는 신승훈씨(23)는 대학진학을 포기하고 ‘인테리어 디자이너’라는 자신의 꿈을 위해 알바를 하고 있다.
알바를 하며 번 돈은 자격증 공부와 시험 응시료 등 꿈을 위한 비용으로 사용한다. 시설을 찾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시야를 넓히는 한편 시설의 세련된 인테리어 장식까지 모두 승훈씨에게는 새로운 경험이다.
승훈씨는 “물론 돈도 중요하지만, 아르바이트는 내게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소중한 자리”라며 “꿈에 한 발짝 더 다가간다고 생각하면 이 시간이 모두 귀할 따름”이라고 웃음 지었다. 작지만 소중한 꿈과 열정을 담아 일하는 요즘 우리 주변의 알바생이다.
찌는듯한 더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미래에 대한 희망을 품은 청춘들이 다시금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길바닥에서, 놀이공원에서, 카페에서 모두 하는 일과 장소는 다르지만 ‘청춘’이라는 두 글자만으로도 빛나는 그들이다.
이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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