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천 콜드승 눈앞에 두고 노게임 잇따른 판정번복 후 대량실점까지 KIA와 주말 3연전 1승도 못챙겨
정말 운수 좋은 주말이었다.
kt wiz는 지난 20일 KIA와 KBO리그 원정 경기에서 5회초까지 2대1로 앞섰다. 초반에 승부수를 띄운 결과였다. 조범현 kt 감독은 선발 김민수가 1대1로 맞선 3회 1사 3루에 몰리자 투수를 교체했다. 비가 올 것을 예상한 조치였다.
작전은 주효했다. 3회말을 윤근영과 조무근이 무실점으로 막아냈고, 5회초에 상대 선발 험버의 견제 실책을 틈타 3루 주자 이대형이 홈을 밟았다. 한 이닝만 막아낸다면 강우 콜드승을 노릴 수 있었다.
하지만 하늘이 무심했다. 5회말 KIA 선두타자 최용규가 타석에 들어서자 빗줄기가 굵어졌다. 경기가 중단돼 50분을 기다렸다. 이대형은 하늘을 여러 차례 올려다보며 비가 멈추길 기도했다. 비는 끝내 멈추지 않았다. 노게임이 선언되자 조 감독 얼굴에도 먹구름이 끼었다.
그가 승부수를 띄운 데엔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 다음날 KIA 선발이 리그에서 유일하게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는 양현종으로 예고돼 있어 승리를 따내긴 어렵다고 생각했다.
조 감독은 양현종의 상대로 ‘토종 에이스’인 정대현을 앞세워 맞불을 놓을까 고심했지만 등판일자를 계산해보고 생각을 접었다.
정대현에게 휴식을 부여하는 게 좋겠다는 판단에서다. 그리고 신인투수 주권을 선발로 세웠다. 주권은 초반 기대 이상으로 잘 던졌다. KIA 타선도 그의 공을 쉽사리 공략하지 못했다. 2회까지 김주찬이 사구로 출루했을 뿐, 누구도 안타를 때리지 못했다. 0대0으로 팽팽하던 승부는 3회말 들어 갈렸다. 심판의 오심 2개가 경기의 흐름을 완전히 뒤바꿨다.
주자 없는 1사 상황에서 주권은 KIA 강한울을 유격수 땅볼로 유도했다. 유격수 박기혁이 공을 잡아 1루에 송구했고, 1루심은 아웃을 선언했다.
강한울은 세이프라며 합의판정 사인을 보냈고, 비디오 판독 결과 세이프로 번복됐다. 어렵게 출루에 성공한 강한울은 신종길 타석 때 2루 도루를 시도하다 또 한 번 아웃 판정을 받았다. 김기태 KIA 감독은 다시 합의판정을 요구했고, 이번에도 세이프가 선언됐다.
kt로선 힘이 쭉 빠지는 순간이었다. 결국 KIA가 타자일순 하며 대거 6득점을 올렸고, kt는 선발 주권이 강판당하면서 0대7로 졌다. kt는 주말 3연전 가운데 두 경기를 내줘 시즌 상대 성적이 8전 전패가 됐다. 폭우와 오심. 여러모로 운수 좋은 주말이었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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