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대 사람들의 견해나 사고를 근본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인식의 체계 또는 사물을 인식하거나 처리하는 발상이나 방법론을 ‘패러다임’이라고 한다.
즉, 한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바라고 원하는 것이라 해석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현재 도시계획의 패러다임은 무엇일까?
과거의 도시계획은 물리적인 계획과 기반시설의 양적인 확장만을 추구해 왔으나 앞으로는 지역사회의 특성을 반영하여 그 곳에 사는 사람들과 긴밀하게 협력하는 것, 즉 커뮤니티를 유지하며 지역의 철학을 담는 것으로 변화하고 있다.
구체적인 실현방안으로는 지역내 자연, 문화, 생태, 역사 등을 최대한 활용한 도시개발을 통해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도시계획의 패러다임을 충족할 수 있는 도시개발 수법은 무엇이 있을까?
대표적인 도시개발 수법으로는 택지개발사업과 도시개발사업이 있는데 택지개발사업은 공공기관 주도로 도시지역의 시급한 주택난 해소를 위한 택지 조성이 목적이며, 정부의 2014년 91 부동산 대책에 의해 택지개발촉진법이 폐지 예정으로 다양한 도시계획의 패러다임을 반영하는 데 무리가 있다.
반면 도시개발사업은 주거, 상업, 산업, 유통, 정보통신, 생태, 문화, 보건 및 복지 등 다양한 기능의 단지 또는 시가지 조성이 가능하며 공공기관 뿐만 아니라 토지소유자, 법인 등 민간도 사업시행이 가능하고, 최근에는 도시외곽의 신시가지 조성사업 뿐만 아니라 기존시가지의 도시재생사업에도 적용하고 있는 추세이다.
도시개발사업은 다기능적인 개발목적과 시행주체의 자율성, 대상지역의 광범위성으로 시시각각으로 변화하는 도시계획 패러다임을 탄력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도시개발 수법이라 할 수 있겠다.
도시개발사업은 현재의 도시계획 패러다임을 반영할 수 있는 유일한 도시개발 수법임에도 불구하고, 인천시에서 추진되고 있는 40여개의 도시개발사업은 2010년 이후 부동산 경기 침체로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도시개발사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종전의 물리적 개발을 지양하고 최근의 도시계획 패러다임을 반영한 인문학적 접근이 필요하다.
즉 “미래에는 도시에 철학이 있어야 한다”
철학이 있는 도시개발을 통해 도시의 가치를 증대시키고 도시의 주인인 시민의 기대치를 만족시키면 사업의 실현성이 증대될 것이며, 결국 시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도시개발사업은 사업방식과 지역여건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약 100만㎡ 규모의 도시개발사업 시행시 사업비는 약 3천억원 이상으로 추정되며, 건축비용 포함시 약 1~2조원 가량이 소요되어 이 비용들이 지역경제 기반에 투자되고 있다. 또한, 사업기간 동안 약 1만명 이상의 고용창출 효과도 나타난다고 발표되고 있다.
결국, 도시개발사업은 기반시설 조성뿐만 아니라 여러 분야의 복합적인 개발사업으로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한 사업이다.
결론적으로 부동산시장에 의해 사업시행 여부가 결정되는 예전의 방식에서 벗어나, 이제는 도시에 철학을 부여하여 가치창출을 통한 사업 실현성을 증대하는 방안이 모색되어야 하고, 이를 통하여 지역경제활성화를 도모할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
이종원 인천광역시 개발계획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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