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숭의평화시장 문화로 꿈꾸다

인천 남구에는 문화로 지역공동체 회복과 원도심 활성화를 만들어낸 모범지역이 있다. 숭의평화시장이 그곳이다. 숭의평화시장은 지난 1971년 노점상들을 주축으로 한 101개소 점포로 개장한 뒤 1990년까지 영업을 해왔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시작된 재개발 논의는 이해관계를 달리하는 주체들 간의 갈등과 행정 불신으로까지 이어지면서 물리적 환경의 노후화가 점차 심각해졌다. 다행히 지난 2011년 상인들이 평화시장 상인회를 결성, 변화의 초석을 만들어냈다.

2013년 인천시 주민참여예산위원회에서 ‘숭의평화시장 창작공간 조성 및 운영사업’이 선정되면서 실마리를 찾게된다.

시비와 구비 8억4천500만원의 예산이 마련됐으며 시장내 빈 점포 중 6개동을 매입하기에 이르렀다. 결국 창작공간 리모델링 공사에 나서 오는 7월이면 공사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기능을 상실한 숭의평화시장을 재래시장이 아닌 문화장터로 재생시킨 성공사례가 눈앞으로 다가온 것이다.

당시 가장 큰 문제는 더 이상 숭의평화시장을 재래시장으로 인지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었다. 이에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고 상인회의 경험을 활용한 시범사업으로 여름의 어느날 저녁 ‘평화시장 살아있네!’라는 타이틀을 내건 치킨맥주 축제를 열었다.

이 행사는 시장의 미래에 대한 방향을 상인회 내부에서 고민하고 공유하는 계기가 됐다. 행사에 대한 주민들의 호응도 컸다.

이제 매년 ‘평화시장 살아있네!’가 열린다. 지난해 행사는 평화시장의 옛 모습을 기억하며 ‘7080 그땐 그랬지’ 공연을 매개로 노년과 청년, 거주자와 비거주자가 자연스럽게 소통을 시작하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주민과 예술인이 함께 예술과 사회적 경제가 어우러진 독특한 이야기가 있는 시장을 만든다는 취지로 ‘공간 상상 워크숍’도 열었다.

한편으로는 숭의평화시장 창작공간 입주자 공모전도 열었다. 기대이상으로 호응이 컸다. 설치미술 작가 등 38개팀이 신청을 했고 32개팀이 면접과 심사를 거쳐 최종 7개팀이 입주자로 선정됐다. 시장 한가운데 광장도 꾸몄다. 특색 있는 문화광장을 만들겠다는 의지로 시장 상인과 주민이 어우러져 광장 외벽을 도색, 예전과 다른 산뜻한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입주 작가들의 첫 번째 활동으로 인천문화재단의 ‘2015 지역공동체 문화만들기 공모사업’에도 선정됐다. 작가들이 창작하는 작품들은 향후 문화광장을 꾸미게 된다. 또 리모델링 공사로 아트 존, 다문화 존, 전통 존이 들어서면 각각의 공간적 특색을 활용, 예술가와 기획자, 청년창업자, 외국인, 주민들이 창작과 공연, 체험활동이 있는 문화공간을 연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숭의평화시장은 이제 주변 숭의문화벨트와 연계, 종합문화예술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고 주민과 공공예술가들이 하나가 돼 지역 문화를 창조하는 인천의 대표적 문화예술 공간이 될 것이 틀림없다.

신현복 인천 남구 문화예술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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