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메르스 긴급 현안질문 유의동, 허술한 매뉴얼 추궁 野 문형표 장관 사퇴 요구
“저는 자가격리자입니까? 능동감시자입니까?”
새누리당 유의동 의원(초선·평택을)이 8일 국회 긴급현안질문에 나서 정부의 한심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대책을 꼬집으며 한 말이다. 여당 의원이지만 메르스로 인해 혼란에 빠진 평택 출신 의원으로, 정부의 대응이 낙제점이라며 질타하고 나선 것이다.
유 의원은 이날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평택성모병원이 휴업한 후에도 병원의 중환자들이 3일 동안 다른 병원으로 이송되지 못한 점, 호흡기를 달고 있는 환자가 300km나 떨어진 병원(평택→경주)으로 이송된 점, 확진자의 직장과 동선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는 등 정부의 허술한 매뉴얼 등을 집중 추궁했다.
특히 그는 평택성모병원을 방문했던 사실을 언급하고, “자진신고를 위해 129에 수십차례 전화를 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다”면서 “결국엔 복지부 관계자에게 문의를 해서 하루에 두번 씩 전화문진을 받는 능동감시 대상자로 판정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런데 이틀 뒤에 보건소에서 자가격리 대상자라는 전화를 받았다”며 문 장관에게 “(그렇다면) 저는 자가격리자입니까, 능동감시자입니까, 도대체 그 구분의 정확한 기준은 뭡니까”라고 따져물으며 관계당국의 혼선을 비판했다. 이에 대해 문 장관은 잠시 당황하며 “아마 보건소에서 관리를 강화하다 보니 그렇게 말씀드린 것 같다”고 답변했다.
유 의원은 “코에 바셀린을 바르고 양파를 두는 것이 메르스에 도움이 되느냐”고 반문한 뒤 “장관이 침묵하는 동안 평택에는 (감염을 막기 위해) 바셀린, 양파가 동이 나는 일이 벌어졌다”며 “홍콩처럼 미리 자료 공개만 했어도 국민들이 지금처럼 불안해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한편 이날 긴급현안질문에 나선 다른 여야 의원들도 한 목소리로 정부의 초기대응 실패, ‘뒷북’ 정보공개, 허술한 방역체계 등을 질타했다. 고성이 터져나오고 일부 의원들은 문 장관의 사퇴를 요구하며 거칠게 몰아세웠다.
새정치민주연합 전병헌 의원은 “문 장관이 말하면 반대로 된다고 해서 ‘문형표의 저주’라는 말까지 있다”면서 “문 장관은 보건전문가도 아니고 사태 수습에 장애가 될 뿐”이라며 사퇴를 거듭 요구했다.
김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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