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곳 없어요”… 아침부터 북적 밀폐된 공간, 학부모들은 불안
“부모님은 집에 있으라고 신신당부 하셨지만 마땅히 집에 있어도 할 일이 없어요”
8일 오후 1시께 수원시 영통구의 한 건물 2층에 위치한 PC방. 이날은 메르스 확산을 막기 위해 경기도내 7개 지역의 학교가 일제 휴업한 첫 날로, 점심시간이 막 지난 시간임에도 40여대의 컴퓨터가 마련된 이곳은 초·중·고등학생들로 가득 찼다.
8명의 아이들이 한 무리를 지어 PC방의 한 구역을 차지하고 앉아있는 곳도 있었다. 몇몇 학생들은 키보드 앞에 쓰고 온 마스크를 벗고 게임 등에 열중했다. C군(17)은 “아침 10시부터 이곳에 와서 게임을 하고 있는데 학교를 안 가니까 좋다”면서 “늦잠을 자고 일어난 친구들을 하나 둘 부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3시께 장안구의 한 중학교 앞 PC방도 마찬가지. 학생들이 80여대의 컴퓨터 중 60여곳에 앉아 게임에 열중했다.
아르바이트생 L씨(23)는 “주말인 어제는 부모들이 아이들을 나가지 못하게 해서인지 오히려 평소보다 손님이 없었는데 오늘은 아침부터 학생들이 오고 있다”며 “평소에도 학생 손님들이 많지만 월요일 오전부터 이렇게 많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날 오전에도 수원역 인근에서 서너명씩 무리 지은 여학생들이 노래연습장으로 들어가거나 함께 어울려 다니는 모습을 잇따라 볼 수 있는 등 곳곳에서 학교를 가지 않은 학생들을 찾아볼 수 있었다.
이 같은 현상으로 맞벌이 부부의 걱정은 늘고만 있다. 중학생 자녀를 둔 P씨(42·여)는 “메르스 때문에 학교를 안 보내는 것인데 PC방 같은 데서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할 지가 더욱 의문”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김예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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