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이어 메르스… 또 지역상권 ‘휘청’

식당·레스토랑 등 손님 발길 뚝 다중이용시설·시중은행도 ‘썰렁’
줄어든 승객에 버스업계도 울상

▲ 3일 오후 경기도내 한 병원 주변 식당가가 손님이 거의 없어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메르스가 확산 추세를 보이면서 도민들이 외출을 자제해 병원 인근 상가를 비롯한 상권이 침체되는 등 지역경제에 타격을 주고 있다. 김시범기자

메르스 확산에 따른 경기지역 상권 침체가 현실화되고 있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 후의 지역 상권 붕괴의 재앙까지 우려되고 있다.

3일 낮 12시께 수원 한 유명음식점은 평소 번호표를 받을 정도로 붐비던 곳이었으나 메르스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면서 한산한 모습이었다.

또 다른 대형식당 역시 평소보다 절반가량 줄어들면서 업주 및 직원들은 한숨만 내쉬고 있었다. 한 외식업 관계자는 “주민들이 밖으로 나오지를 않고 회사 등은 회식하지 않으니 매출이 반 토막 날 수밖에 없다”면서 “지난해 이맘때처럼 상황이 길어지면 안 될 텐데…”라고 걱정했다.

패밀리 레스토랑 등은 가족행사 예약이 취소되고 있으며 평소 많은 사람이 몰리던 다중이용시설과 시중 은행도 도민들의 발길이 뜸해진 상황이다.

평택의 한 패밀리 레스토랑은 하루평균 5~6건의 행사가 취소되고 있으며 인근 돌잔치 전문점은 취소 문의 전화가 빗발치는 가운데 이날만 4건이 취소 또는 연기됐다.

또 한 휘트니스센터는 2~3일 전부터 하루 수백명이던 손님이 십여명에 그칠 정도로 뚝 끊겼으며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체육놀이시설은 아예 임시휴장했다.

인근 은행은 창구 직원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손님을 맞이하고 있었으나 예전처럼 분주한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해당 은행 팀장은 “지난 1일부터 손님이 30~40%가량 줄었다”고 전했다.

여기에 도내 학교 및 유치원 등이 휴업하면서 아이를 맡길 곳 없는 맞벌이 부부 등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두 살 여아를 키우는 A씨(29)는 “어린이집이 휴업하면서 아이를 멀리 떨어진 어머니께 부탁할 수밖에 없게 됐다”면서 “메르스 사태가 사그라질 때까지 딸을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도내 한 버스업체 관계자도 “휴업으로 학생 승객이 크게 준데다 일반 시민들도 버스 이용을 꺼려 큰 걱정”이라며 “메르스 진압이 늦어지면 버스업계 운영이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민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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