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6월 5일은 세계환경의 날, 생태환경 지킴이 ‘물벼룩’

6월 5일은 세계환경의 날이다. 1972년 6월 5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하나뿐인 지구(Only, One Earth)’를 주제로 유엔인간환경회의가 열렸다. 국제사회가 지구환경보전을 위해 공동노력을 기울일 것을 권고한 첫 번째 국제회의였으며, 인간환경선언이 발표되었다.

이 회의를 통해 UN산하에 환경전문기구인 유엔환경계획(UNEP)을 설치하였고 인간환경회의 개막일인 6월 5일을 ‘세계환경의 날’로 지정하였다. 우리나라도 1996년부터 6월 5일을 법정기념일인 ‘환경의 날’로 제정하였다.

세계환경의 날에는 다양한 행사와 함께 환경보전실천에 앞장서 왔던 단체 및 개인에게 유공자포상이 이루어진다. 필자는 아주 작아서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수질보전에 혁혁한 공로를 세운 생태독성의 파수꾼, 물벼룩을 숨은 유공자로 소개하고자 한다.

물벼룩은 현실적으로 측정 불가능한 수많은 유해화학물질의 오염도를 측정할 수 있는 지표이다. 물벼룩은 지구촌의 하천, 연못, 호수에서 박테리아와 조류를 먹고 물을 깨끗하게 해주는 소형 갑각류로서 암컷 어른 물벼룩은 수컷 없이 혼자 매일 약 5마리 새끼를 낳아 키우는 억척스러움도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수계로 배출되는 수많은 유해화학물질의 독성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물벼룩(Daphnia magna) 생태독성 관리제도가 2011년 1월부터 도입되기에 이르렀다.

물벼룩이 물속에서 24시간 동안 잘 지내는지를 확인하여 독성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하는 것이 생태독성 시험이다.

물벼룩은 독성물질의 영향으로 죽거나 유영성을 잃게 되는데, 시료를 여러 비율로 희석한 시험수에 물벼룩을 20마리씩 넣고 24시간 동안 관찰하여 물벼룩의 50%가 유영저해를 일으키는 시료농도를 환산하여 생태독성값(Toxic Unit : TU)을 계산한다. 독성이 없는 깨끗한 물은 0 TU이다.

인천시는 백령도, 덕적도 등의 청정한 해양과 연안생태계의 모태인 강화도갯벌, 송도갯벌과 같은 풍요로운 해양생태계가 발달하여 있고, 장수천, 굴포천, 승기천 등 시민들의 휴식공간인 자연형하천이 조성되어 있어 수생태계 환경이 매우 중요하다.

연구원에서는 2010년 6월에 생태독성 시험시설을 구축하고, 2011년 1월부터 폐수와 하수, 연안 해역으로 흘러가는 하천의 생태독성을 물벼룩을 이용하여 시험하고 있다. 2014년 분기별 네 차례의 자연형하천 생태독성 조사결과 독성이 없는 것으로 조사되었고, 2015년에도 하반기부터 계속해서 하천의 생태독성을 조사할 계획이다.

이처럼 생태독성의 파수꾼 물벼룩은 깨끗하고 안전한 하천과 바다를 위해 소중한 임무를 맡고 있다. 여기서 물벼룩은 인류에게 더 이상 물벼룩의 희생을 헛되게 하지 말라고, 제발 물벼룩이 살 수 있는 오직 하나의 별, 지구를 더 이상 아프게 하지 말라고, 말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본다.

이성모 인천광역시 보건환경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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