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일회(一期一會)라는 말이 있다. 일본의 다도(茶道)에서 많이 쓰이는 말로 ‘당신과 만나는 이 시간은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한 번뿐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순간을 귀하게 여기고 지금 할 수 있는 최고로 당신을 맞이하겠습니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차를 대접하는 사람의 손님에 대한 마음가짐을 나타내는 말이다.
이 말은 일본 전국시대 말기 다실에 마주 앉은 사무라이와 손님이 차를 마신 후 어느 칼날에 목숨을 잃을지 모르기에 이 만남을 최후인 양 정성을 다한다는 생각에서 비롯됐다.
1906년 문은 연 일본의 조그만 시골마을의 온천여관 ‘카가와’는 1977년 이후 일본 전국의 여행업자가 선정하는 ‘프로가 뽑는 일본의 호텔&여관 100곳’ 심사에서 30년 이상 연속으로 1위를 수상할 정도로 명성이 높다.
일본에서는 드물게 지상 20층 규모에 약 1천3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최대급 여관으로 232개의 객실 대부분이 일본식 고급 다다미방 인테리어를 갖추고 절묘한 전망 배치와 넓은 공간으로 투숙객들의 감탄을 자아낸다.
특히 카가와 온천여관을 유명하게 만든 것은 료칸 임직원의 ‘혼이 담긴’ 서비스다. 카가와에 머무는 것이 일생의 단 한 번의 경험이 될지라도 카가와의 서비스를 경험한 한 사람의 고객이 천명의 새로운 고객을 끌어 오기에 단 한 명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일기일회의 정신을 실천함으로써 일본 최고의 온천여관이라는 찬사를 받게 된 것이다.
고객을 만날 때, 서비스를 하는 매 순간 일기일회의 마음으로 실천함으로써 일본 최고의 온천여관이 된 카가와 온천여관의 성공사례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난 2003년 10월 개소된 신용보증기금 고객센터는 10여 년 동안 고객만족을 위한 업무 표준화 작업, 서비스 점검 및 평가, 시설·환경안전관리 매뉴얼 구성, 품질향상 등의 다양한 노력으로 2013년 7월 190여 가지의 심사항목에 합격하면서 한국표준협회로부터 ‘KS 서비스’인증을 획득했다.
또 2015년 4월에는 한국능률협회컨설팅 주관 2015년 콜센터 서비스 품질지수(KSQI) 평가에서 공공기관 중에서 유일하게 10년 연속 우수 콜센터로 선정됐다.
이러한 결과는 기존의 금융공기업에 대하여 갖고 있던 ‘왠지 문턱이 높고, 종사자들은 고압적인 자세로 불친절하다’는 부정적인 선입견을 해소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먹거리는 99% 안전으로는 충분치 않고 100% 안전해야 한다는 말이 있듯이, 고객응대에 있어 한순간의 방심은 특정 개인에 국한되지 않고 그가 속한 조직의 대외 신뢰도에 크나큰 오점을 남긴다. 늘 고객과의 최접점에 있는 고객 응대자는 현재까지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앞으로도 고객중심의 업무처리를 통해 고객감동을 실천해야 할 것이다.
법정 스님의 법문집 ‘일기일회(一期一會)’에는 이런 글귀가 있다. “한 번 지나간 시간은 다시 오지 않는다. 그때그때 감사하게 누릴 수 있어야 한다. 다음은 기약할 수 없다.
모든 것이 일기일회다. 모든 순간은 생애 단 한 번의 시간이며, 모든 만남은 생애 단 한 번의 인연이다. 지금을 어떻게 사는가가 다음의 나를 결정한다. 삶은 인간에게 주어진 길고 어려운, 그러나 가장 행복한 수행의 길. 매 순간 우리는 다음 생의 나를 만들어가고 있다.”
지금 이 순간 당신 앞에 있는 고객을 일기일회의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 응대한다면, 당신이 만든 정성과 진심이라는 차의 고유한 향과 빛깔을 고객과 함께 공유할 수 있을 것이다.
김진 신용보증기금 경기영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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