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학자 폴 케네디의 “모든 것이 불확실하다는 사실 외에 확실한 사실은 없다”라는 말처럼 미래사회의 특징은 불확실성과 빠른 변화속도이다. 진정한 의미에서 미래란 과거의 반대말이 아니라 그렇게 될 수 있도록 혹은 그렇게 되지 않도록 만들어가는 것이다.
따라서 교육이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인재를 기르는 것이라면 당연히 불확실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교육의 일차적 사명은 미래사회의 변화를 예측하고, 그 예측된 변화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가는데 있다.
“벤치마킹(Bench Marking)의 시대는 갔다. 퓨처마킹(Future Marking)의 시대가 왔다”는 2006년 9월 방한한 미국의 경영학자 톰 피터스(Tom Peters)가 남긴 말이다.
그가 다녀간 지 1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지만 퓨처마킹이라는 말은 지금도 우리에겐 낯선 표현이다. 하지만 그의 말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오늘날 우리 교육을 깊이 들여다보면 아직도 뛰어난 교육현장을 찾아 벤치마킹하는데 익숙함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교육에서 중요한 것은 벤치마킹보다는 퓨처마킹이다. 현재의 선두만을 따라잡는 벤치마킹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미래에도 통할 놀라움을 만드는 것이 퓨처마킹이다.
퓨처마킹에 중요한 키워드는 아름다움과 다양성이다. 애플 CEO 스티브 잡스의 경영철학은 아름다움이 핵심이며, 애플이 성공한 가장 큰 원동력도 ‘탁월한 아름다움’에 대한 집착이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인간은 모습, 생각, 행동이 모두 다르다.
그런데 우수한 상대를 표적 삼아 끊임없는 벤치마킹을 계속하다 보면 결국 서로 같아지게 마련이다. 그러나 세상은 다양성을 요구한다. 다른 사람과 차별화 되어야 두각을 나타낼 수 있다. 아름다움을 창조하고 다양성을 추구하는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것이 불확실한 미래를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이자 퓨처마킹을 하는 바른 자세이다.
퓨처마킹 시대에 또 하나 생각해야 할 것은 직업교육이다. 미래사회에는 산업의 발달속도가 빨라지면서 사라지거나 새롭게 생겨나는 직업이 매우 많아질 것이다. 따라서 청소년 직업교육은 현재의 직업 중에서 선택하기보다, 먼 미래의 관점에서 마음껏 상상하며 스스로의 새로운 직업을 만들 수 있게 도와주어야 한다.
우리는 역사상 유례없는 불확실성의 시대에 살고 있다. 불확실성의 시대에 성공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느냐 없느냐는 미래사회의 변화를 남들보다 먼저 볼 수 있는 능력에 달려 있다. 과거와 현재의 성공 방식들은 불확실한 미래사회에는 쓸모가 없다. 이제는 선두를 따라잡는 벤치마킹이 아니라 퓨처마킹이 필요하다.
우리 교육을 벤치마킹에서 퓨처마킹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교장협의회 운영 형태를 바꾸어야 한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초등교장협의회와 중등교장협의회의 형태는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하기에는 좋으나, 초등교육과 중등교육을 연계하고 학생들에 대한 미래의 생각과 생활 모습을 미리 예측하는 데는 미흡함이 있다.
따라서 한 마을 안에 있는 모든 초·중·고등학교의 학교장이 모여 학생들의 진학 동선에 따라 교육과정과 방과후학교, 운동부 등을 연계 운영하고, 학생들의 과거와 미래에 대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학생성장 중심의 교장협의회가 필요하다. 이는 경기도교육청의 마을교육공동체 구현 방안이기도 하다.
“벤치마킹 아닌 퓨처마킹을 하라”는 말의 참뜻은 벤치마킹 자체를 부정하기보다 선두를 따라 그대로 베끼고 따라하는 모방이 아닌 변화해야 한다는 뜻일 것이다. 변화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사라지고, 예전에 없던 것이 당연해지는 것이다. 현재의 당연함을 거부하고 미래에 당연해질 새로운 것을 퓨처마킹 하는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정종민 여주교육지원청 교육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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