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도시들은 감성과 창의성, 그리고 디자인을 통해 도시경쟁력에 기여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적인 아름다움의 수준을 넘어 서비스디자인, 셉티드, 안전디자인 등과 같이 실질적으로 시민생활에 밀접한 도시환경 및 삶의 질 개선에도 디자인이 직접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도시디자인은 뉴욕, 시드니, 요코하마, 런던 등이 세계적인 도시로 알려진 데에도 큰 역할을 했다.
경제, 문화, 패션의 중심지 뉴욕은 도시디자인으로 많은 히트 상품을 갖고 있다. 맨하탄 스카이라인, 센트럴파크 뿐만 아니라 ‘아이러브뉴욕(I♥NY)’을 시민참여형 도시브랜딩 운동으로 확장하여 뉴욕의 도시 정체성을 강화하고 도시이미지를 향상시켰다.
도쿄의 베드타운에 불과했던 요코하마는 이른바 ‘도시디자인 혁명’을 통해 미나토미라이21, 오오산바시 국제여객터미널 등 세계적인 프로젝트는 물론 작은 공공시설물에 이르기까지 디자인개념을 접목시켜 오늘날 공공디자인의 교과서라고 불리게 되었다.
런던은 토니블래어 시장의 ‘Design for London (1996)’ 을 통해 데이트모던 미술관, 밀레니엄 브리지, 밀레니엄 돔 등으로 탄생시켰으며 특히 런던올림픽을 도시재생 수단으로 활용하면서 민관 파트너십 디자인 프로젝트를 추진하여 성공사례로 회자되고 있다.
이밖에 파리의 라데팡스 개발, 빌바오의 메트로폴리탄 빌바오계획, 함부르크 하펜시티 등은 물론 싱가포르, 홍콩, 두바이 등 세계적인 도시들이 디자인을 통해 도시경쟁력 강화에 성공했다.
그렇다면 우리 인천의 도시디자인 현주소는 어떠한가? IFEZ 개발, GCF 유치, 국제공항과 항만, 고속도로와 광역철도 등 인천의 외형은 급성장하는 반면 신도심과 구도심의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으며 대형 도시개발로 인해 정돈되지 못한 도시이미지를 보이고 있다.
또한 디자인을 단순히 외형적 치장으로 간주하여 디자인 관련 협의와 심의를 ‘눈가리고 아웅’식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현재 인천은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국제도시로 뻗어나가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인천이 세계적인 도시로 변화하기 위해서는 외적인 치장보다 먼저 도시디자인에 대한 인식변화가 필요하다. 막대한 사업비를 투입하는 대규모 사업과 대형 건축물에 디자인을 접목시키면 명품도시, 명품건축물을 보러 오는 관광효과와 함께 시민들의 자긍심 또한 높아질 것이다.
인천시는 경제자유구역 이외의 전 지역을 원도심으로 보고 총력을 기울여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는 장기간에 걸쳐 막대한 예산을 필요로 한다. 이 또한 공공디자인 기법을 통해 저비용 고효율의 성과를 낼 수 있다.
서울의 장수마을과 이화마을, 그리고 부산의 감천마을은 적은 비용으로 시민참여형 디자인 기법을 통해 주목받고 있다. 최근 서비스디자인 기법을 통해 추진 중인 인천 중구 근대역사문화회랑과 동구 송림6동 활터고개 원도심 디자인 활성화 사업이 좋은 사례이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은 것처럼 아름답고 쾌적한 도시가 살기도 좋고 다시 방문하고 싶어진다. 하지만 공무원이 주도하는 과거의 방식으로는 선진 디자인 도시를 만드는 데 한계가 있다.
시민, 공무원, 기업 모두가 함께 디자인을 통해 소통하고 협력할 때 누구나 살고 싶고, 방문하고 싶은 세계적인 도시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시에서 추진한 “시민들과 함께 하는 디자인 한마당” 행사가 그 기폭제가 될 것이다.
김성수 인천광역시 도시관리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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