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경기북부 발전은 통일 한국의 미래

국제시장이 누적 관객수 1천425만 명에 육박하며 명량에 이어 역대 2위를 기록했다. 1950년 한국 전쟁 이후의 아버지들의 삶을 그리며 관객을 울리고 웃긴 이 영화에는 주인공 덕수가 베트남전에 참전하는 장면이 나온다. 우리나라는 여기서 벌어들인 수입으로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하고 이는 대한민국의 경제성장의 견인하는 골격으로 자리 잡았다. 덕수가 파독 광부로 일했던 독일은 ‘아우토반’이라는 독일 전역을 가로지르는 고속도로 건설과 함께 ‘라인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대규모 경제성장을 이뤘고 우리나라 역시 아우토반을 모델 삼아 경부고속도로의 개통과 함께 대한민국 반나절 시대를 열어가며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 냈다. 도로와 철도 등 사회기반시설은 경제를 살찌우는 동맥과 같은 역할을 한다. 그러나 여전히 상대적으로 부족한 인프라로 신음하고 있는 곳이 바로 경기 북부 지역이다.

경기북부 인구는 330만여 명이다. 광역단체로 치면 서울, 경기남부, 부산, 경남에 이어 5위 규모의 인구이다. 면적도 4천266㎢로 서울시의 7배에 달한다. 반면 도로보급률은 2014년 대한민국 전국 도로 평균 보급률인 1.16%에도 못 미치는 0.98%에 머물러 있다. 여기에 부수적으로 따라붙는 낙후된 SOC와 침체된 지역경제 속에 경기북부 주민의 삶은 더욱 초라해지고 있다.

경기도는 민선6기 들어 남경필 경기지사가 ‘경기북부 발전’에 드라이브를 걸며 북부지역 SOC 투자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경기도는 올해 도 전체 지방도 예산 1천982억 원 가운데 60%인 1천175억 원을 경기북부 도로확충을 위해 투자한다. 또 북부 5개 핵심도로사업 61㎞ 구간을 조기 완공하기 위해 올해부터 2019년까지 도비 4천 148억 원을 집중 투자하기로 했다. 경기 북부 10개 시군을 관할하는 경기북부청 소속 공무원으로 매우 반갑고 감사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도로 확충은 지역 경제발전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은 ‘세계의 공장’인 중국의 사례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1949년부터 2010년까지 중국 산둥성의 도로 길이는 3천152㎞에서 22만 9천858㎞까지 확충됐다. 연평균 7.39%씩 증가한 셈인데 이는 연평균 9.3%에 달하는 높은 GDP 성장률로 이어졌다. 이를 바탕으로 산둥성의 경제규모는 2010년 2.9조 위안을 넘어섰다. 이는 중국 내에서도 높은 순위에 해당한다.

인프라의 확충이 경제성장으로 이어지는 데에 또 하나 반드시 필요한 조건은 정부의 정책 의지이다. 실제로 연천군처럼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공동화되고 있는 지역에 대해서는 불합리한 규제를 바로잡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경기북부는 수십 년 동안 군사규제와 수도권규제, 환경규제 등 이중, 삼중의 규제가 가해지면서 성장 동력을 잃어가고 있다. 다가올 통일 시대를 고려하면 하루빨리 투자가 이뤄져야 할 곳 역시 경기북부이다.

올해 초 대통령의 수도권규제개선 언급 이후 국토부, 산업부 등 중앙부처의 수도권규제 합리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는 점은 매우 환영할 일이다. 규제를 합리화하고 인프라가 마련되면 자연스럽게 기업이 투자하고 일자리를 만들 것이다. 경기 북부는 통일시대를 준비하는 중심거점 도시로서, 지방과 수도권의 이분법적 논리와는 별도로 대승적 차원의 투자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통일 강국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다시 한 번 정부차원의 강력한 정책적 지원과 의지를 기대한다.

최호균

경기도 기획예산담당관실 홍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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