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지금은 골든타임

아름다운 봄을 맞으며, ‘봄을 세운다.’라는 의미의 색다른 화두를 던진다. 대외적으로는 꽉 막힌 남북관계를 비롯해 한반도 주변국들과의 관계, 나라 안으로는 정치경제사회적으로 더 진전된 변화의 모습을 보여야 할 매우 중요한 시기라는 것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다. 특히, 경제적인 측면에서 가계의 생활형편 개선 문제는 더는 미룰 수 없는 절실한 문제다.

우선, 정치적으로 박근혜 정권 3년차의 의미를 따져보자. 흔히들 정권의 성패가 달린 골든타임의 시기라고 말하나, 실은 정권의 성패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대외관계에서 국내 정치경제사회문제 등에 이르기까지 중요한 결정을 해야만 하는 골든타임이 바로 지금이기 때문이다. 정치경제적으로, 나아가 대외 관계 속에서 자칫 수하나 잘못 놓으면 그 폐해가 정권차원의 문제에 국한될 수 없다.

긴장의 강도를 높여만 가는 김정은 집단은 막다른 선택의 시기를 무기 삼아 협박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막가파식 비이성적인 이 집단의 광기 어린 공세를 현 시점에서 어떻게 제어해 나갈 것인가. 군국주의 부활을 꾀하는 일본의 극우파적 아베 정권은 급기야 위안부 문제 등 역사적 사실마저 부정하며 한일관계를 최악으로 몰아넣고 있다.

일본과의 역사적 갈등관계 속에서 한미일 3각 공조에도 빈틈이 보인다. 대일 강경책 외에 국면전환을 위한 다른 대안은 없는가. 미·중·일·러 등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 강국들의 보이지 않는 치열한 기 싸움은 역사를 거슬러 올라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국내적으로 풀어내야 할 과제는 또 어떤가. ‘경제 살리기에 최우선 가치를 두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분야별 개혁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라는 것이 이 정권이 취하는 기본자세다.

그러나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 경제 활성화 법안과 공무원연금 개혁, 세월호 인양 문제 등 당면 현안을 놓고 여·야간 접점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정부가 추진한 주요 경제 활성화 법안 가운데는 10여 건은 2년 가까이 처리가 되지 않고 있다.

장기불황에 따른 서민들의 체감경기가 둔화하고 있고, 비관적인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는 일부 근거 있는 보고서는 현 시점에서 우리가 무엇을 판단해야 할 것인지를 깨닫게 한다. 저성장 저소비의 수렁에 빠져들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크다. 올 들어 나타나는 각종 지표가 이를 반증하고 있다.

수출은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고, 물가는 0%대 이어가며 디플레이션의 불안감마저 불러오고 있다. 유통업체 매출부진 및 카드 사용액도 지지부진을 면치 못하는 것을 보면, 심각한 소비심리 위축의 정도를 대략 짐작할 수 있다.

경기도만 하더라도 소비심리 위축이 지속적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은행 등 각종 경제지표 조사결과에 나타난 앞으로 경기판단 및 전망에 대한 소비자동향지수는 지난해 이후 꾸준히 줄어들어 지역경기에 대한 비관적으로 전망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집권 3년 차 골든타임이 아니더라도, 봄이 오는 이 시기가 왜 골든타임이고, 왜 실기해서는 안 되는지 분별해야 할 것 같다. 경제적 처방을 적기에 하지 못한다면, 경제 활성화는커녕 양극화 문제는 심각성을 더해 갈 것이고, 이는 매우 심각한 사회적 병리 현상으로 굳어질 수 있다.

또한, 북한과 일본에 대한 새로운 관계설정 그리고 이에 대한 처방은 특별히 이 시점에서 중요한 과제로 인식되고 있다.

지극한 정성으로 덕을 쌓아 봄을 세웠다는 조상의 지혜로움에 더해 지금은 위정자들을 포함 사회 각계지도층이 나서서 그 덕을 쌓아나가야 할 때다. 결국, 해가 바뀐다고 봄은 그냥 오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권재 오산발전포럼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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