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을 부른다는 빨간 바지… 이번에 통했다

역전을 부른다는 빨간바지가 이번에도 기적을 일으켰다.

19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 주 오아후의 코올리나GC(파72)에서 열린 롯데챔피언십 마지막 날 4라운드. 김세영(22·미래에셋)은 박인비(27·KB금융그룹)와 연장 승부를 벌인 끝에 짜릿한 재역전 우승을 일궈냈다.

2월 퓨어실크-바하마 클래식에 이어 가장 먼저 시즌 2승 고지에 오른 김세영은 최근 2개 대회 연속 역전패 위기를 벗어나 기쁨이 더 했다.

짜릿한 역전 승부를 많이 펼친다 하여 붙은 그녀의 별칭은 ‘역전의 여왕’. 김세영은 그때마다 빨간 바지를 입고 있었다.

그녀는 2013년 국내 투어 한화 금융 클래식에서 유소연에게 6타 뒤졌다가 샷 이글과 홀인원으로 역전 우승을 했을 때도 빨간 바지를 입었다. 또 올 시즌 첫 승을 역전승으로 거둔 퓨어실크-바하마 클래식에서도 빨간 바지를 택했었다. 이날 또한 그랬다.

빨간 바지는 태권도 관장 출신인 아버지 김정일(53)씨의 조언에서 나왔다. “세영의 불 같은 성격을 눌러주는 데 빨간색이 잘 맞는다”는 게 이유였다. 김세영은 “빨간 바지를 입으면 마음이 편해지고 기운이 샘솟는다. 그래서 마지막 날엔 무조건 빨간 바지를 입는다”고 말했다.

김세영은 지난 ANA 인스퍼레이션 역전패로 ‘빨간 바지’ 위력이 잠시 주춤하는 듯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 우승은 그 위력을 재확인할 수 있었던 장(場)이었던 셈이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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