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카페] 프로야구 막내구단 kt wiz를 바라보며

프로야구가 겨울동안의 고된 스프링캠프 훈련을 마치고 2015년 정규시즌을 시작했다.

야구를 좋아하는 팬들은 시범경기부터 기다렸다는 듯이 폭발적인 관심으로 야구게임을 즐기러 구장으로, 아니면 TV 앞으로 다가가 저마다 좋아하는 팀들을 응원하고 있다. 필자도 프로야구를 상당히 즐기는 편이라 3월 28일 개막전부터 줄곧 지켜보고 있다.

그런데 2015년 정규시즌은 제10구단이 창단되어 흥미를 더하고 있고, 게임의 룰도 다소 바뀌어 재미를 더하고 있다. 그 주인공은 수원이 연고지가 된 kt wiz구단이다. 필자는 수원에서 20여 년을 살고 있다 보니 수원야구단의 창단이 더욱 반갑고 기대를 가지고 보고 있다. 또한 야구단 창단덕분에 초라했던 수원야구장도 리모델링을 거쳐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라는 아름답고 훌륭한 구장으로 재탄생되었다.

막내구단 수원 케이티는 2013년 창단하여 2014년 2부 리그를 거치고 2015년 프로야구 정규리그로 진입하였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성적은 리그꼴찌의 성적으로 수원시민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필자도 수원구단의 필승을 기다리며 응원하고 있다. 하지만 조급하지는 않다. 그것은 마치 우리의 인생과도 같은 첫 출발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첫 출발이 너무나 순탄하거나 성공만 한다면 다가올 수많은 시련에 대처할 면역성을 기르지 못할 수도 있다. 야구에는 수많은 드라마가 있다. 1905년 YMCA설립자인 미국인 선교사 필립 질레트로부터 야구를 배우기 시작한 우리나라는 1946년 조선야구협회의 결성으로 시작하여 화려한 아마추어 시절을 거치고 1981년 드디어 프로야구단이 탄생하였다.

그리고 현재까지 우리나라 프로야구는 국민스포츠로 우뚝 서며 발전을 거듭하여 왔다.

지금까지 야구는 한편의 영화처럼 수많은 감동의 이야기를 생산해냈다. 관중들은 그것을 보면서 힘겨운 삶의 현장과 똑같은 감정과 감동을 느끼며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있다.

프로야구 원년 박철순이라는 불세출의 투수는 OB에 입단하여 22연승 신화로 국민들을 감동시켰고 그 후 수많은 부상 속에서도 통산 76승을 기록했으며 무서운 병마와의 싸움에서 이겨내 국민들에게 인간승리의 표상으로 자리 잡게 하였다.

필자가 대학생 시절이던 1982년 학과조교실에서 학우들과 TV로 시청한 세계야구선수권대회결승전에서 숙적 일본에게 7회까지 0대 2로 뒤지고 있다가 터진 한대화의 역전 스리런 홈런은 우리 국민을 하나로 만들기에 충분한 감동을 주었고, 필자와 친구들도 서로 부둥켜 안고 엉엉 울었던 기억이 생생히 떠오른다.

뿐인가! 1994년 박찬호 선수가 야구의 본고장 메이저리그에 입성하여 눈물의 빵을 먹으며 2군에서 생활하다 메이저리그로 승격되고 우리 국민이 가장 힘들었던 IMF시절 당시 놀라운 강속구와 승리로 우리 국민들의 한을 달래고 용기를 주었던 일들은 지금도 국민들의 가슴에 저마다의 기억으로 남아있다. 그 밖에도 선동렬 최동원의 한게임 각자 200개가 넘는 투구 수로 한국야구 최고의 명승부를 남겼고 수많은 이야기들이 지금도 쓰이고 있다.

수원 막내구단 케이티 위즈의 연패를 바라보며 아쉽지만 승패에 상관없이 패기와 열정을 보여준다면 시민들은 따뜻한 눈으로 바라볼 것이고 힘찬 응원을 이어갈 것이다. 모든 것이 마찬가지이듯이 결과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과정이니까 말이다.

치열한 승부에서 박진감과 패기를 보여주고 정정당당하게 패한다면 그 경험이 앞으로 다가올 수많은 게임에 승리를 가져올 것이고 시민들에게 진정한 감동의 구단으로 다가갈 것이다.

장용휘 수원여대교수•연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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