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산은 도시민의 허파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는 2월1일부터 5월 15일까지 봄철 산불대책비상근무를 한다. 인천시 공무원들도 지금 산불비상근무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인천의 산림은 4만427ha로 시 전체 면적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해마다 산불은 20여 차례씩 나고 있다.

최근 5년간 통계를 보면 2010년 47.56ha(10건), 2011년 1.79ha(22건), 2012년 2.41ha(4건), 2013년 0.27ha(5건), 2014년 3.12ha(20건)으로 5년간 55.15ha(61건)나 된다. 입산자 실화 21건, 논밭두렁 및 쓰레기 소각 15건, 담뱃불 실화 6건, 어린이 불장난 3건, 기타 16건이다.

인천은 타 지역보다 산림면적이 적은 반면에 산불은 많은 편이다. 산불이 나면 산림의 황폐화로 장마 시에는 토사가 유출되고 심한 경우에는 산사태위험까지 있다. 많은 재산과 인명피해도 입게 된다.

과거 가난과 전쟁으로 헐벗고 민둥산이었던 산야가 오늘이 있기까지는 1970년대 조림사업으로 산림녹화를 성공적으로 만들었던 우리 산림공무원들의 노고가 숨어 있다. 외국에는 선진 사례로 보고되기도 했다.

예전에만 해도 꽃피는 5월과 단풍철에나 산을 찾곤 했지만 지금은 계절에 관계없이 평일, 주말, 휴일 산이 훼손될 정도로 많은 등산객들과 약초꾼까지 가세해 산림을 황폐화하고 있다.

산은 우리의 건강을 지키는 종합병원 역할을 하지만 사람들은 자연이 제공하는 혜택을 너무나도 많이 받고 있으면서도 그런 것들을 잊곤 한다.

산림은 생활 속에서 휴식과 산책 등을 즐기고 기후 조절과 같은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산림이며, 도시 숲인 것이다. 우리나라 도시지역 내 국민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생활권 도시 숲은 세계보건기구(WHO)의 1인당 최저 녹지면적 권고 기준이 9㎡이지만 인천은 6.2㎡에 불과하다. 산림과 도시 숲이 부족하면 우리의 삶의 질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도시의 산림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여 산소로 바꿔주며, 도심 속의 소음을 줄이고, 뜨거워진 도심의 열섬화 현상의 열기를 쾌적하게 조절해주는 기능을 갖고 있다. 바쁜 현대인의 삶 속에서 삶의 여유를 찾을 수 있는 공간이자 도시민의 허파이기도 하다.

도시 산림을 잘 가꾸면 개구리, 메뚜기, 나비, 새 등 다양한 생물종들이 서식하는 공간이 되기도 한다. 문화적, 예술적 가치도 갖고 있고, 경제적으로는 부동산 가치를 높이는 작용을 하기도 한다.

산림은 도시민들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상대적으로 열악한 도시환경을 갖고 있는 우리 인천에서 산림을 활발하게 조성하고 유지· 관리해 나가야 하는 이유의 첫 번째 조건은 산불조심이다!

산불의 주범은 90%이상이 부주의에 의한 인재(人才)이다.

뉴스의 초점은 기상예보가 우선시 되고 있지만 가장 위험한 사람은 논밭두렁을 태우는 사람이며, 논밭두렁 태우기를 연례행사처럼 하는 통에 산불이 잠잘 날이 없는 것이다.

요즘에는 각종 매스컴의 공익방송으로 산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거의 찾아 볼 수가 없다. 산불발생 원인 제 1호가 논밭두렁 태우기 및 산자락 인근에서 농·부산물 쓰레기를 태우다가 발생한다. 금년에는 논밭두렁 태우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고, 꼭 태워야 한다면 소방서나 주민자치센터에 논밭두렁소각 신고를 하여 사전에 바람이 없고 산불위험이 없는 상태에서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봄이 되어 꽃이 피고 만물이 깨어나는 아름다운 계절이 오면 다른 이들에게는 만물이 깨어나고 아름다운 꽃들이 피고 겨울잠에서 깨어난 벌레와 곤충들이 사랑을 키우고 모두가 들과 산으로 봄을 만끽할 때, 우리 산불관련 공무원들은 피를 말리는 잔인한 4월이 무사히 지나가기를 기원하며 오늘도 우리 산림관련 공무원과 소방관련 공무원들은 주말이면 비가 오기를 기다리며 비상근무를 하고 있다.

조영근 인천광역시 환경녹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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