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한국과 중국 정부가 자유무역협정(FTA) 서명을 완료했다. 베이징에서 한·중 양국 정상이 FTA 협상의 실질적 타결을 선언한 것이 2014년 11월 쯤이니까 3개월여 만에 선언에서 타결로 이어진 셈이다.
한·중 FTA는 이전에 타결된 한·미 FTA나 한·EU FTA에 비해 농업분야 만큼은 낮은 수준의 타결로 알려져 있다. 지금도 중국 농산물의 홍수라는 얘기를 듣는 상황에서 쉽게 장벽을 낮출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한·중 FTA가 우리 농가에 주는 타격은 클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다양한 대응방안들이 논의되고 있는 상황에서 경기도가 마련한 대책은 에코(ECO) 3심 농정이라 이름 붙인 친환경농업육성 전략이다. 믿고 먹을 수 있는 안전한 먹을거리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농산물 시장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2020년도에는 7조 5천억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도는 지난해 9월 무농약 이상 친환경인증면적을 3.3%에서 5%로 늘리고,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이력 추적 관리제 도입 등 친환경농업 5개년 계획인 ECO 3심 농정을 수립했으며 2015년부터 2018년까지 22개 친환경농업 육성사업에 4천883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안심농정, 진심농정, 양심농정’을 뜻하는 ECO 3심 농정은 소비자가 믿고 구입하는 시스템 구축(안심), 신뢰성 있는 농산물 생산(진심), 값싸고 편리한 유통환경 조성(양심) 등 3가지 친환경농업 육성 전략을 담고 있다.
에코 3심 농정은 기존 생산자 위주의 농업정책이 생산자, 소비자, 유통업자 중심으로 전환됐다는 점에서 가장 큰 의미가 있다. 계획대로 추진되면 친환경농산물 생산과 판매, 유통이 활성화돼 소비자와 생산자가 상생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안심농정’은 소비자가 믿고 구매할 수 있는 친환경농산물 생산유통체계 구축에 중점을 뒀다. 도는 친환경농산물의 안전성 강화를 위해 2016년부터 소비자, NGO, 인증기관이 참여한 친환경 암행어사단을 구성하여 투명한 인증관리를 추진하는 한편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이력추적관리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올해에는 친환경농산물의 소비촉진 및 홍보강화를 위해 친환경농산물 잔치를 추진하고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농업과 환경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한 스쿨 에코팜과 환경농업체험, 아토피 등 환경질환 상담 교육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유기농힐링캠프를 추진한다.
‘진심농정’은 경기도 경지면적 17만 6857ha 중 3.3%수준인 현재의 무농약 이상 친환경농산물 인증면적을 5%까지 확대하는 내용이다.
친환경농업 경작지를 단지화하고 5ha이상, 10ha이상, 600ha이상 등 3등급으로 나눠 적정한 친환경농업시설을 지원한다. 또한 친환경농업 단지화 촉진을 위해 마을별, 들녘별 등 대규모 친환경농업단지에서 기금을 조성하면 같은 금액을 도에서 지원하는 친환경들녘별 기금제 도입도 추진한다.
‘양심농정’은 직거래확대 친환경농산물의 소비자 접근향상 등 유통의 질을 높이는 방안이다. 도는 직거래확대를 위해 사회적기업과 연계해 대기업 내 판매장 설치를 추진하고 기업이 매장공간을 마련하면 판매대와 저장시설, 리모델링비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2018년까지 도내 16개 기업에 판매장을 마련할 계획이다.또한 친환경농산물 판로개척을 위해 인터넷몰이나 전자직거래 어플을 이용한 경기스마트유기농 시장 시스템도 구축한다.
ECO 3심 농정은 저가 중국산 농산물에 맞서 경기도 농정을 지킬 수 있는 충분한 대안이 될 수 있다. 고품질 친환경농업만이 우리 농업에 닥친 FTA 파고를 넘을 수 있는 유일한 비책이다.
송유면 경기도 농정해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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